미국 자동차부품 전문 그룹인 비스티온이 전 세계 15개 계열사의 공조사업부문을 한국 자회사인 한라공조에 합병한다고 19일 밝혔다.

내년 1분기 중 합병이 마무리되면 한라공조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13%로 확대된다. 세계 시장의 23%를 점하고 있는 일본 덴소에 이어 세계 2위 공조회사로 거듭나게 된다. 지난해 비스티온의 공조 부문 매출은 총 41억달러였다.

비스티온은 또 미국 독일 일본 등 3개국의 연구·개발(R&D)센터와 15개국 판매조직의 공조 부문도 분리, 한라공조에 통합시키기로 했다. 지난해 비스티온그룹의 R&D 투자 규모는 3억2600만달러였다.

전 세계 계열사의 공조 부문을 통합함에 따라 한라공조는 현대자동차그룹에 집중된 매출 구조를 다변화할 수 있게 됐다.

박용환 한라공조 사장은 “합병안이 성사되면 한라공조는 전 세계 공조업계에서 선도적인 입지를 확고히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옛 계열사 되찾기에 나선 한라그룹으로서는 이번 합병안으로 인해 한라공조 인수 전략을 다시 짜야 할 판이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한라그룹 계열사인 만도가 한라공조를 인수하려면 사실상 비스티온그룹 전체를 인수해야 하는 쉽지 않은 구도가 됐다”고 평가했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