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저축銀중앙회 회장은 '공석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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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서 금융부기자 cosmos@hankyung.com
요즘 저축은행업계는 죽을 맛이다. ‘내우외환’이라는 말이 딱 맞다. 업계를 대표하는 저축은행중앙회장직은 지난달 23일 이후 한 달 가까이 비어 있다. 지난달 14일 마감된 1차 중앙회장 공모에는 아무도 지원하지 않았고, 2차 공모를 통해 사실상 내정된 김교식 전 여성가족부 차관이 ‘일신상의 이유’로 지원을 철회하면서 선임이 무산됐다. 3차 공모는 일정조차 잡지 못했다.
19일 열린 저축은행중앙회 정기총회는 김 전 차관을 회장으로 추대하고 새출발을 결의하려는 자리였지만, 업계의 현실이 얼마나 어려운지 확인케 했을 뿐이었다. 총회 참석자는 좀처럼 업계 활로를 찾기 어렵다는 점을 뼈저리게 느낀 자리였다고 전했다.
외부 시선도 따갑다. 지난 7월 국회는 저축은행을 10년 전 이름인 ‘상호신용금고’로 되돌리겠다는 상호저축은행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노근 새누리당 의원 등 의원 12명은 “상호저축은행이라는 명칭이 우량 금융기관으로 오인하게 할 여지가 있다”며 “일반 은행과의 구분을 명확히 하기 위해 명칭 변경을 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이후에만 20개의 회사가 문을 닫은 저축은행과 일반 은행을 헷갈리는 국민이 있을 수 없을 뿐더러, 이름을 바꾸더라도 예전의 이름으로 돌아가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항변한다.
신용금고가 일본에서 건너온 말이라는 점은 차치하더라도 ‘계’를 통해 모아놓은 돈을 보관하는 ‘신용금고’ 기능이 사라졌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저축은행업계에 대한 규제 강도는 갈수록 세지고 있다. 금융감독당국은 국회와 별도로 저축은행 비리 제보자에게 최고 3억원의 포상금을 주는 방안까지 내놨다.
업계는 규제와 함께 저축은행의 활로도 함께 모색해야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10년 가까이 저축은행에서 일해온 한 마케팅팀장은 “요즘처럼 자괴감이 든 적은 처음이다”고 털어놨다. 본분을 지키며 경영해 온 저축은행들은 “도대체 우리가 뭘 잘못했느냐”고 항변하기도 한다.
하지만 중앙회장직을 맡겠다는 인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명예가 실추된 게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저축은행 종사자들에게 먼저 뼈저린 반성이 필요한 이유다. 고객 돈으로 단기 수익을 좇아 무리하게 자산운용을 한 결과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곱씹어야 할 것 같다.
박종서 금융부기자 cosmos@hankyung.com
19일 열린 저축은행중앙회 정기총회는 김 전 차관을 회장으로 추대하고 새출발을 결의하려는 자리였지만, 업계의 현실이 얼마나 어려운지 확인케 했을 뿐이었다. 총회 참석자는 좀처럼 업계 활로를 찾기 어렵다는 점을 뼈저리게 느낀 자리였다고 전했다.
외부 시선도 따갑다. 지난 7월 국회는 저축은행을 10년 전 이름인 ‘상호신용금고’로 되돌리겠다는 상호저축은행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노근 새누리당 의원 등 의원 12명은 “상호저축은행이라는 명칭이 우량 금융기관으로 오인하게 할 여지가 있다”며 “일반 은행과의 구분을 명확히 하기 위해 명칭 변경을 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이후에만 20개의 회사가 문을 닫은 저축은행과 일반 은행을 헷갈리는 국민이 있을 수 없을 뿐더러, 이름을 바꾸더라도 예전의 이름으로 돌아가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항변한다.
신용금고가 일본에서 건너온 말이라는 점은 차치하더라도 ‘계’를 통해 모아놓은 돈을 보관하는 ‘신용금고’ 기능이 사라졌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저축은행업계에 대한 규제 강도는 갈수록 세지고 있다. 금융감독당국은 국회와 별도로 저축은행 비리 제보자에게 최고 3억원의 포상금을 주는 방안까지 내놨다.
업계는 규제와 함께 저축은행의 활로도 함께 모색해야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10년 가까이 저축은행에서 일해온 한 마케팅팀장은 “요즘처럼 자괴감이 든 적은 처음이다”고 털어놨다. 본분을 지키며 경영해 온 저축은행들은 “도대체 우리가 뭘 잘못했느냐”고 항변하기도 한다.
하지만 중앙회장직을 맡겠다는 인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명예가 실추된 게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저축은행 종사자들에게 먼저 뼈저린 반성이 필요한 이유다. 고객 돈으로 단기 수익을 좇아 무리하게 자산운용을 한 결과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곱씹어야 할 것 같다.
박종서 금융부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