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회복하면서 증시 자금 사정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거래대금이 크게 증가하고 고객예탁금도 꾸준히 늘면서 천수답 장세가 마무리 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4조원대에 머물던 코스피 시장의 하루 거래대금이 최대 9조원 수준까지 늘어나며 거래가 활성화되고 있다. 지난 14일 코스피 시장의 거래대금은 9조1876억원을 기록, 지난 7월(일평균 4조929억원)과 8월(4조3662억원)의 거래대금보다 배 이상 증가했다.

코스피시장의 거래대금은 지난 7월부터 이달 초까지 4조원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가 미국의 3차 양적완화(QE3) 발표를 전후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이번주 들어서는 2거래일 동안 6조5811억원(17일), 5조1122억원(18일)으로 집계돼 지난 14일보다 다소 감소했지만 여전히 일평균 거래대금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투자자예탁금 역시 엿새째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예탁금은 지난 7일 17조4616억원에서 꾸준하게 늘어나며 17일에는 18조4518억원을 기록했다.

주요 정책 이벤트 전까지 관망세를 보이던 증시가 이벤트 불확실성이 해소된 이후 활기를 찾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증시불황으로 주식시장에 대한 관심을 끊었던 투자자들이 코스피 2000선 회복을 기점으로 서서히 활동을 재개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눌려있던 증시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이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코스피 2000선에서는 국내 주식펀드의 환매 매물이 지속적으로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국내주식형 펀드 자금 지난 12일 이후 조금씩 늘어나며 14일 1216억원, 17일에는 5971억원 순유출을 기록했다. QE3 발표 이후 약 8500억원 수준의 펀드 환매가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식형 자금의 유출이 진행되고 있는 이유는 개인투자자들이 증시가 2000선에 가까이 상승할 때마다 차익실현 욕구를 강하게 표출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과거의 경험에 비춰보면 대규모의 펀드자금이 유입된 이후에는 이를 소화하는 기간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코스피 2000선 돌파 이후 국내 주식형펀드 환매가 지속되고 있지만 2000선 돌파를 이끈 배경에 좀 더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 "최근 국내 주식시장 반등 배경은 글로벌 경기회복 기대감과 수급측면에서 보면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 이에 따른 해외 투자자금의 유입에 의존한 상승세다"라며 "과거 QE2 때에도 국내 주식형펀드에서의 지속적인 환매 압력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의 꾸준한 매수세로 상승세를 이어간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전문가는 펀드 등 국내 기관과 외국인의 기조가 달라지는 점을 투자 포인트로 꼽는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펀드환매가 나온다면 펀드매니저 입장에서는 많이 보유한 종목을 매도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펀드환매 리스크에 자유로운 종목군은 역시 미리 줄여놓은 펀드보유 비중 하위종목이다"라며 "더 나올 기관 매도물량이 없는 종목은 외국인의 바스켓 매수 시 상승 탄력은 더 우월해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곽 연구원은 이어 "수급 상 기관 보유비중이 적고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는 종목은 금호석유, LG전자, 현대중공업, 대우건설, S-oil, 두산인프라코어 등이 대표적"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