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정치자금 수수 혐의 홍사덕 탈당…"朴후보에 부담 안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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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진실 조속히 밝혀지길"
野 "朴 보호 꼬리 자르기"
野 "朴 보호 꼬리 자르기"
홍사덕 전 박근혜 후보 경선 캠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18일 새누리당을 자진 탈당했다.
홍 전 위원장은 4·11 총선 기간에 모 중소기업 대표에게 60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전날 검찰에 고발됐다.
홍 전 위원장은 이날 직접 작성, 배포한 A4 한 장짜리 보도자료를 통해 “큰일을 앞둔 당과 후보에게 조금이나마 부담을 덜어 드리기 위해 오늘 자진 탈당한다”며 “수사가 마무리돼 무고함이 밝혀질 때까지 모든 활동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검찰이 현재의 상황을 감안, 이른 시일 내에 수사를 끝내 주실 것을 간절히 바란다”고 덧붙였다.
홍 전 위원장은 한 친박(박근혜) 핵심인사와의 전화통화에서 “박 후보와 얘기한 적이 없다. 내 방식대로 한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후보도 이날 가천대를 방문한 자리에서 홍 전 위원장의 탈당에 대해 묻는 질문에 “내용을 잘 모르겠다. 생각해서 결정하신 것 같다. 조속히 진실이 밝혀졌으면 한다”고만 했다.
박 캠프 측은 홍 전 위원장이 논란이 인 지 하루 만에 자진 탈당한 것에 대해 일단 안도하고 있다. 당 관계자는 “아직 검찰의 수사 결과가 나온 것도 아니고 혐의만 있는 상황에서 일찍 캠프를 떠난 홍 전 위원장의 처신에 감사드린다”며 “검찰 수사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박 후보가 정치 쇄신을 내걸고 있는 마당에 최측근이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상황 자체가 대선 가도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쇄신 행보가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나온다. 한 친박계 의원은 “당장 새정치를 내세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출마 선언이 예정된 상황”이라며 곤혹스러워했다.
야당은 홍 전 의원의 탈당에 대해 ‘꼬리 자르기 행태’라고 정치 공세를 펴고 있다. 19대 국회 출범 이후 새누리당에서 탈당한 인사는 문대성·김형태·현영희 의원을 비롯해 현기환 전 의원, 정준길 공보위원 등 5명에 이른다.
정성호 민주통합당 대변인은 “박 후보를 보호하기 위한 ‘꼬리 자르기’”라며 “박 후보 주변은 책임을 지고 잘려 나간 ‘꼬리’들로 천지를 이루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비난했다.
한편 검찰은 홍 전 위원장에 대한 수사를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에 배정하고 고발장 내용을 검토했다. 고발장 검토가 끝나는 대로 조만간 선관위 관계자를 불러 고발인 조사를 할 예정이다. 홍 전 위원장에 대한 수사도 내주께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