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與 반성하면 朴대통령 묘역 참배"
여야가 대선을 90여일 앞두고 ‘적진 민심 챙기기’에 나섰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사진)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18일 각각 전남 나주시와 경북 성주군의 태풍 ‘산바’ 피해 현장을 찾았다.

문 후보는 이날 2시께 성주읍 예산리를 찾아 피해 주민들을 위로했다. 김항곤 성주군수가 “성주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 달라”고 부탁하자 “요즘은 자연재해도 국가가 나서서 예방하고 복구도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는 장화를 신고 장갑을 낀 채 1시간 반가량 피해 가정집의 수해 복구를 도왔다. 그는 함께 작업하던 주민들에게 “저도 어렸을 때 태풍이 와서 집이 날아가기도 했다”며 “추석을 앞두고 더 힘들겠다”고 위로했다. 기자들이 새누리당의 텃밭인 성주에 방문한 이유에 대해 묻자 “민생이 수재로 어려움을 겪는데 지역이 따로 있냐”며 “성주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텃밭인 것은 정치적 해석일 뿐 성주의 피해가 가장 커 달려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후보는 “성주가 생긴 이래 처음 겪어보는 큰 수해라고 한다”며 “배수펌프장 작동이 안 됐는데 설계 잘못인지 4대강 사업 탓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전날 국립현충원을 방문했지만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과거 군부독재 권력을 뒷받침한 공화당과 민정당이 이름을 바꾼 게 새누리당”이라며 “군부독재로 인권을 유린했던 정치 세력이 과거에 대해 진정한 반성을 하면 제일 먼저 박 전 대통령 묘역을 찾고 참배하겠다”고 답했다.

황 대표는 나주의 한 배농장을 찾은 자리에서 임성훈 나주시장이 “농기계를 임대할 수 있게 해달라”고 건의하자 “재해보험제도를 완비해 농민 부담을 줄이고 농기계도 임대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대선공약에 넣을 수 있게 노력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새누리당의 호남지역 챙기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박 후보도 지난 6일 광주·전남을 방문해 태풍 ‘볼라벤’과 ‘덴빈’으로 피해를 입은 주민들을 위로했다.

성주=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