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산부인과학회는 전국 각 대학(대형)병원에서 실시한 산부인과 전공의(레지던트) 후기 모집 결과 정원 66명에 단 2명만이 지원했다고 18일 밝혔다. 전공의 확보율은 불과 3%로 나타났다.

▶본지 15일자 A1,5면 참조

산부인과학회 관계자는 “전공의 후기 모집이란 당해년도 전공의 지원이 미달된 과가 하반기에 추가모집하는 것”이라며 “지난해 후기 모집에서는 8명이 지원해 전공의 확보율 10%를 달성했는데 올해 3%대로 급락했다”고 말했다.

의대생들이 산부인과를 지원하지 않는 것은 저출산 현상이 심화되면서 임산부가 급격히 줄고 있는데다 외과계열을 기피하는 의대 추세와도 맞물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산부인과는 개원 비용이 가장 많이 드는 진료과일 뿐 아니라 의료소송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지난 7월 산부인과학회에서 조사한 ‘전국 산부인과 전공의 수련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공의 시작 5개월 만에 14명이 수련을 포기했다. 조사 이후에도 서울 소재 대학병원에서 1년차 전공의 3명이 추가로 수련을 포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추세라면 올 한 해 동안 전공의 수련 중도 포기율은 역대 최고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정호 산부인과학회 사무총장은 “산부인과 전공의 지원 기피와 수련 포기는 단순히 산부인과 전문의 수 감소라는 양적인 변화뿐만 아니라 질적 저하 및 여성의학의 발전을 가로막게 될 것”이라며 “필수 의료인 산부인과의 위기는 국가 의료시스템 위기로 번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