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네타 장관 댜오위다오. 남중국해 갈등. 美 군사활동 등 거론 예상
패권 경쟁 일시적 `속도조절' 기대


미국과 중국이 외교, 국방 분야에서 잇단 고위급 대화를 통해 양대 세력의 각축장으로 떠오른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의 주요 현안과 양국관계를 협의하고 있다.

미국의 힐러리 클린턴 장관이 이달 초 중국을 방문한 데 이어 리언 패네타 국방장관도 댜오위다오(釣魚島, 일본명 센카쿠) 문제를 비롯한 주요 국방, 안보 사안과 함께 양국 군사교류 강화 방안 등을 협의하기 위해 17일 중국을 방문했다.

패네타 장관은 방중기간 양광례(梁光烈) 중국 국방부장과 회담하고 시진핑(習近平) 국가 부주석 등 고위 인사와 만나는가 하면 칭다오(靑島)의 북해함대 사령부를 방문하는 등 나흘 동안 다양한 일정을 진행할 예정이다.

패네타 방관은 이번 방중을 통해 댜오위다오 분쟁에 따른 미ㆍ중 갈등 해소와 아ㆍ태지역에서 진행되는 미군의 활동에 대한 중국의 우려 해소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17일 일본 방문시 발표한 탄도 미사일 추적용 AN/TPY-2 레이더(일명 X밴드 레이더) 추가 설치 계획이 중국이나 러시아 등 주변국의 군사활동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북한 억제용이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설득할 것으로 전망된다.

울러 북한과 이란 핵문제 등의 해법도 논의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중국은 댜오위다오 분쟁에 미국이 개입하면서 갈등을 더욱 격화시키고 문제해결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한다.

중국은 댜오위다오가 미ㆍ일 안보조약의 대상에 포함된다고 발언하거나 일본과 합동군사 훈련을 실시하면서 미국이 댜오위다오 문제에 개입한다고 비난해왔다.

표면적으로는 불간섭이나 평화적 해결을 내세우면서도 실질적으로는 일본 편을 들면서 중국을 견제하고 중국의 아ㆍ태진출을 방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미국이 아ㆍ태지역에서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고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군사력을 증강하는 한편 중국 포위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또 베트남, 필리핀과의 남중국해 사태 등을 기회로 삼아 미국이 아시아 지역 군사, 외교 개입을 강화하고 있으며 이러한 미국의 움직임을 궁극적으로 중국을 겨냥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패네타 장관은 이번 방중에서 중국의 이런 비난을 적극 해명하는 한편 자국의 군사활동이 아ㆍ태지역의 중요성 부각에 따른 자연스런 현상이라는 점을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댜오위다오 등에 대해 대화와 평화적 해결 등을 언급하며 중국을 자극하는 일을 피하려 할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양국이 이미 아ㆍ태 지역의 패권을 놓고 경쟁하는 단계에 진입한 상태라는 점을 감안하면 구체적인 현안 논의과정에선 양보없는 기싸움을 벌일 공산이 크다.

앞서 힐러리 장관의 방중에서도 남중국해 문제 등에 대해 대화를 통한 해결을 강조했지만 중국의 불개입 요구는 수용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분명히 했다.

클린턴 장관에 이은 패네타 장관의 방중으로 상호 교류나 신뢰가 강화되고 대화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아ㆍ태지역을 둘러싸고 빚어지는 미중간 갈등이 일부 완화될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본질적인 세력판도가 바뀌지 않는 한 이는 어디까지 일시적인 `속도조절'에 불과할 뿐 양국간의 갈등구조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게 외교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베이징연합뉴스) 신삼호 특파원 s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