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기금·보험사도 태풍에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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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작물 피해 보상 보험금만 3000억 달해
정부 재해보험기금 고갈…올 예산 80억뿐
정부 재해보험기금 고갈…올 예산 80억뿐
볼라벤, 덴빈에 이어 초대형 태풍 산바까지 잇따라 한반도를 강타하면서 농·어가와 보험사들이 사상 최악의 피해를 입었다. 피해 보상의 최후 안전판인 정부의 농업재해보험 기금도 바닥을 드러냈다.
17일 농협손해보험에 따르면 농작물 재해보험에 가입했다가 지난달 태풍 볼라벤과 덴빈으로 피해를 입었다고 신고한 농가는 총 4만1526가구, 피해 면적은 6만5574㏊에 달했다. 이에 따른 보험금 지급액만 2200억원으로 추산됐다. 농협손보 관계자는 “올초 우박에다 여름 가뭄에 태풍 피해까지 겹쳐 총 지급 보험금이 3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며 “재해보험 부문에서 역대 최대 적자를 피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전했다.
양식업계도 해일 등으로 큰 타격을 받았다. 수협은 어가의 태풍 피해 금액이 지금까지 183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수협 관계자는 “전남지역 양식장 중 상당수는 쑥대밭이 됐을 정도”라며 “볼라벤 등 태풍으로 피해를 입었다면서 전체 양식 수산물 재해보험 가입 가구의 절반 이상이 보상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태풍 피해를 신고한 양식장은 대부분 전남지역에 위치했다. 보상을 신청한 전복양식장 132곳 중 129곳이 전남 완도와 진도, 해남, 신안 등에 있었다. 제주도에서는 넙치 양식장의 피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재해보험은 태풍 이후 14일 이내 죽은 생물까지 보상해주기 때문에 보상금액은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농·어가 80% 재해 무방비…예산 증액 검토
양식 수산물 재해보험 손해율은 2009년 사업 첫해 6.9%에 불과했지만 작년 189%까지 치솟았다. 올해는 작년 기록을 훌쩍 뛰어넘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예측이다.
문제는 재해보험이 정책보험 성격이어서 손해율(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 비율)이 180%를 넘을 경우 정부가 초과분에 대해 전액 보상해야 한다는 점이다. 농작물 및 가축 재해보험은 품목별로 농협손보와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등 7개 손해보험사가 취급하고 있다. 양식 수산물 재해보험은 수협이 관리한다.
재해보험의 손해율은 100%를 넘기면 손실이 발생하는 구조다. 손해율 100~110%는 민간 보험사들이, 110~180%는 해외 재보험사들이, 그리고 180%를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정부가 손실을 떠안는다.
정부가 올해 재해보험 지급액으로 책정한 예산은 작년(100억원)보다 20억원 적은 80억원이다. 하지만 올해 정부가 지급해야 할 금액은 최소 300억원 이상에 달할 전망이다.
정부는 뒤늦게 내년도 재해 예산 증액을 고심하고 있다. 또다시 예산이 고갈되는 사태를 막기 위해서다. 농·어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재해보험 대상 품목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현재 재해보험 적용 품목은 농작물 35개, 가축 16개, 양식 수산물 11개에 불과하다.
다만 정책보험인 재해보험에도 가입하지 않은 농·어가가 훨씬 많아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재해보험 가입률은 농작물의 경우 현재 20.1%, 양식 수산물은 11.4% 수준이다. 전체 농·어가의 80~90%는 재해에 무방비라는 얘기다. 올해 태풍 피해가 가장 컸던 곳 중 하나인 전남 완도 전복양식장에서는 재해보험에 든 곳이 거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 관계자는 “양식 어업인들이 보험료 부담을 의식해 가입을 꺼리고 있는 점이 문제”라며 “농·어가들의 보험 가입률을 높이기 위해 예산 확대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 재해보험
정부가 보험료의 50%를, 지방자치단체가 20~30%를 각각 지원하는 정책성 보험이다. 피해액의 최대 85%까지 보상한다. 농작물과 가축, 양식 수산물 등 3종이 있다. 농작물 및 가축보험은 농협손보, 양식 수산물 보험은 수협이 관리한다.
조재길/김유미/김일규 기자 road@hankyung.com
17일 농협손해보험에 따르면 농작물 재해보험에 가입했다가 지난달 태풍 볼라벤과 덴빈으로 피해를 입었다고 신고한 농가는 총 4만1526가구, 피해 면적은 6만5574㏊에 달했다. 이에 따른 보험금 지급액만 2200억원으로 추산됐다. 농협손보 관계자는 “올초 우박에다 여름 가뭄에 태풍 피해까지 겹쳐 총 지급 보험금이 3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며 “재해보험 부문에서 역대 최대 적자를 피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전했다.
양식업계도 해일 등으로 큰 타격을 받았다. 수협은 어가의 태풍 피해 금액이 지금까지 183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수협 관계자는 “전남지역 양식장 중 상당수는 쑥대밭이 됐을 정도”라며 “볼라벤 등 태풍으로 피해를 입었다면서 전체 양식 수산물 재해보험 가입 가구의 절반 이상이 보상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태풍 피해를 신고한 양식장은 대부분 전남지역에 위치했다. 보상을 신청한 전복양식장 132곳 중 129곳이 전남 완도와 진도, 해남, 신안 등에 있었다. 제주도에서는 넙치 양식장의 피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재해보험은 태풍 이후 14일 이내 죽은 생물까지 보상해주기 때문에 보상금액은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농·어가 80% 재해 무방비…예산 증액 검토
양식 수산물 재해보험 손해율은 2009년 사업 첫해 6.9%에 불과했지만 작년 189%까지 치솟았다. 올해는 작년 기록을 훌쩍 뛰어넘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예측이다.
문제는 재해보험이 정책보험 성격이어서 손해율(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 비율)이 180%를 넘을 경우 정부가 초과분에 대해 전액 보상해야 한다는 점이다. 농작물 및 가축 재해보험은 품목별로 농협손보와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등 7개 손해보험사가 취급하고 있다. 양식 수산물 재해보험은 수협이 관리한다.
재해보험의 손해율은 100%를 넘기면 손실이 발생하는 구조다. 손해율 100~110%는 민간 보험사들이, 110~180%는 해외 재보험사들이, 그리고 180%를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정부가 손실을 떠안는다.
정부가 올해 재해보험 지급액으로 책정한 예산은 작년(100억원)보다 20억원 적은 80억원이다. 하지만 올해 정부가 지급해야 할 금액은 최소 300억원 이상에 달할 전망이다.
정부는 뒤늦게 내년도 재해 예산 증액을 고심하고 있다. 또다시 예산이 고갈되는 사태를 막기 위해서다. 농·어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재해보험 대상 품목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현재 재해보험 적용 품목은 농작물 35개, 가축 16개, 양식 수산물 11개에 불과하다.
다만 정책보험인 재해보험에도 가입하지 않은 농·어가가 훨씬 많아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재해보험 가입률은 농작물의 경우 현재 20.1%, 양식 수산물은 11.4% 수준이다. 전체 농·어가의 80~90%는 재해에 무방비라는 얘기다. 올해 태풍 피해가 가장 컸던 곳 중 하나인 전남 완도 전복양식장에서는 재해보험에 든 곳이 거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 관계자는 “양식 어업인들이 보험료 부담을 의식해 가입을 꺼리고 있는 점이 문제”라며 “농·어가들의 보험 가입률을 높이기 위해 예산 확대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 재해보험
정부가 보험료의 50%를, 지방자치단체가 20~30%를 각각 지원하는 정책성 보험이다. 피해액의 최대 85%까지 보상한다. 농작물과 가축, 양식 수산물 등 3종이 있다. 농작물 및 가축보험은 농협손보, 양식 수산물 보험은 수협이 관리한다.
조재길/김유미/김일규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