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9월17일 오후 2시5분

코스닥 반도체설계(팹리스) 전문기업 다믈멀티미디어의 창업자들 사이에 균열이 나타났다. 다믈멀티미디어가 안철수 테마주로 분류되면서 주가가 폭등하자 창업자 가운데 절반가량이 잇달아 회사를 떠났다.

이들은 다믈멀티미디어 대주주인 정연홍 사장과 비슷한 수준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자칫하면 매물이 쏟아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주신 다믈멀티미디어 신사업 총괄 부사장과 김현권 전략마케팅담당 상무가 지난주 퇴사했다. 이달 초엔 한규완 신사업담당 상무가 회사를 떠났다. 주 부사장과 한 상무는 1998년 창업 멤버다. 김 상무는 1999년 합류했다. 세 명 모두 삼성전자 연구원 출신이다.

다믈멀티미디어는 1998년 정 사장을 비롯해 삼성전자 연구원 7명이 모여서 설립한 오디오 팹리스 업체다. 2007년 코스닥시장 상장 당시 창업자 한 명을 제외한 6명이 지분 8.56%씩을 보유하는 독특한 지배구조를 갖고 있었다.

지난해 초 창업멤버였던 김영수 이사가 회사를 떠난 이후 9월에만 임원 세 명이 연이어 회사를 떠났다. 이들은 모두 회사 지분 5%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주 부사장과 한 상무는 각각 8.36%, 7.11%, 김 상무도 5.02%를 갖고 있다.

등기이사 임기를 2년 안팎 남겨놓고 있던 이들이 갑작스럽게 퇴임한 것은 다믈멀티미디어가 안철수 테마주로 엮이면서 이상 급등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 회사 주가는 지난 4월 중순 1000원대에서 지난달 8000원대까지 급등했다.

정 사장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지만 김홍선 안랩 대표와 대학·대학원 동문이라는 이유로 안철수주로 분류됐다.

회사 관계자는 “후배들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개인적인 일을 챙기기 위해 일부 창업자들이 퇴사했다”며 “주가가 실적과 상관없이 급등한 것이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친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퇴사한 임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설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 상무는 7월 주당 5000원대에 일부를 이미 팔았다. 한 애널리스트는 “별다른 이유 없이 안철수 테마주로 분류되면서 주가가 높게 형성돼 있기 때문에 임원들이 퇴임 후 매물을 쏟아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