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3차 양적완화(QE3) 정책 발표를 전후해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 대형주에 ‘화력’을 집중해 왔다. 그러나 코스닥시장에서도 지난 12일부터 나흘 연속 주식을 순매수했다. 17일 유가증권시장에서도 중소형주 강세가 두드러졌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대형주의 부진(-0.38%) 탓에 0.26% 하락한 2002.35에 마감했지만 중형주지수(0.38%)와 소형주지수(0.78%)는 상승세를 보였다. 코스닥지수는 519.00으로 마감, 약보합(-0.03%)을 나타냈다.

◆실적 좋으면 코스닥도 산다

외국인은 12일 이후 나흘간 코스닥시장에서 506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의 코스닥시장 순매수 상위 종목에는 CJ오쇼핑 에스엠 파트론 루멘스 국순당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 종목은 3분기에 강력한 실적 모멘텀이 예상되거나, 그동안 업황은 부진했지만 향후 턴어라운드(급격한 실적 개선)가 기대된다는 공통점이 있다. 대형주에 주력하면서도 일부 똘똘한 중소형주는 포트폴리오에 함께 담고 가겠다는 게 외국인의 전략이라고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12~17일 기준) 1위에 올라 있는 에스엠이 대표적이다. 이 회사의 3분기 영업이익은 235억원으로 전 분기(103억원)의 두 배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동부증권은 전망했다. 일본에서 열린 동방신기와 슈퍼주니어의 콘서트 수익이 모두 실적으로 잡히기 때문이다. 권윤구 동부증권 연구위원은 “에스엠이 그동안 많이 올랐지만 일본 진출 아티스트 라인업 확대로 장기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발광다이오드(LED) 관련 제품을 생산하는 루멘스는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어닝서프라이즈를 지속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전방 산업인 TV업황은 여전히 부진하지만 자동차와 스마트폰 관련 매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증권이 예상하는 루멘스의 3분기 영업이익은 108억원으로 2분기 기록했던 사상 최대 실적(101억원)보다 소폭 많은 규모다.

◆CJ E&M 등 턴어라운드 기대

상반기 실적이 부진했지만 하반기 또는 2013년 턴어라운드가 예상되는 종목도 외국인의 주 매수 대상이다.

외국인 순매수 4위에 올라 있는 CJ오쇼핑의 경우 홈쇼핑 업황은 여전히 부진하다. 그러나 CJ오쇼핑은 국내 홈쇼핑 업체 중에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내고 있고, 3분기부터는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세를 회복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남옥진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자회사인 CJ헬로비전의 기업공개(IPO)가 주가 상승 재료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관이음새 제조업체 태광은 2분기에 경쟁사인 성광벤드에 비해 실적이 부진했지만 하반기 들어 회복 흐름을 타고 있다. 지난 6월에 이어 최근 다시 설비 증설에 나선 것도 이런 이유에서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CJ E&M은 올 들어 7월까지 주가가 완만한 하강 곡선을 그렸다. 1분기 영업이익이 30억원 적자를 내는 등 실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방송 부문에서 실적 모멘텀이 가시화되고 있고 영화 부문도 상반기의 부진에서 탈피할 것이란 기대가 고조되고 있다. 박진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상반기 183억원에 그쳤던 방송 부문 영업이익이 하반기엔 400억원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