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밀레니엄포럼] 김종인 새누리 국민행복추진위원장 "경제민주화의 본질은 시장 탐욕 억제하자는 것"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토론 내용
정부는 일자리창출 못해…반값 등록금, 개인적으론 반대
문어발 경영 엄청난 비효율 초래…경제민주화=재벌개혁? 그건 오해
정부는 일자리창출 못해…반값 등록금, 개인적으론 반대
문어발 경영 엄청난 비효율 초래…경제민주화=재벌개혁? 그건 오해
김종인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은 17일 열린 한경 밀레니엄포럼에서 경제민주화의 역사적 배경과 함께 당위성을 역설했다. 김 위원장은 “오늘날 경제위기와 양극화 문제는 통제를 잃은 시장의 지나친 탐욕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탐욕이 가져오는 부작용을 제어해 효율과 안정을 끌어내자는 게 경제민주화의 본질”이라고 말했다.
▷이만우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이른바 ‘문어발식 경영’에 대한 비판이 나왔는데,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위험을 분산해야 하고, 위험을 분산시키기 위해서는 업종을 다양화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김 위원장=문어발식 경영이 효율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지나치면 엄청난 비효율에 봉착할 수도 있다. 대기업들이 서로 영토를 확장하려고 하기 때문에 사전에 조정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자동차 산업이 대표적인 예다. 삼성이 신규 진입할 때 우리나라 경제구조상 절대 성공할 수 없다고 말렸지만 결국 뛰어들었다. 그 결과 해당 기업도 큰 손실을 봤고 국가적으로도 손실이 있었다.
▷조동근 명지대 교수=시장의 탐욕으로 인한 시장 실패를 규정하는데, 정책의 탐욕으로 인한 정책의 실패도 경계해야 한다.
▷김 위원장=모든 것을 기업의 자유에 맡긴다면 시장에서 발생하는 각종 문제를 기업들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그게 불가능하지 않나. 과거 세계 역사를 봐도 보수가 스스로 변화했기 때문에 이 정도로 온 것이다. 1880년대 독일 비스마르크 총리가 전쟁으로 핍박받아 폭발 지경에 이른 사회 갈등을 치유하기 위해 사회의료보험을 도입했고, 영국 처칠 총리가 2차대전 후 사회 불안을 막기 위해 베버리지 플랜을 마련한 것이 그런 사례다.
▷이 교수=새누리당 공약 중 일자리 정책이 눈에 띄지 않는다. 반값등록금에 대한 입장도 궁금하다.
▷김 위원장=정부는 일자리 창출 능력이 없다. 일자리 창출은 기업의 역할이고, 정부는 만들어진 일자리를 유지하도록 노력하고 일자리 창출 여건을 형성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반값등록금은 개인적으로 반대한다. 왜 대학생에게만 특별히 등록금을 지원하나. 다만 사회의 흐름이 그 방향으로 가다보니 정치권도 따라가는 것이다.
▷전삼현 숭실대 교수=경제민주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역대 대통령이 성장 콤플렉스에 갖혀 있다”고 지적했는데, 경제 성장 없이 국민들이 행복해지는 방법이 있는지 궁금하다.
▷김 위원장=정부는 성장만을 바라보며 정책을 내놓을 수 없다. 먹고 사는 문제 때문에 생존이 어려운 사람이 있는 사회는 정상적이지 않다. 이런 문제를 조절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자는 측면에서 경제민주화를 하자는 것이다.
▷이창수 삼정KPMG 대표=흉년이 들어서 어려우면 곳간을 나눌 수 없다. 경제민주화를 추진할 때도 전체적인 성장을 저해하면 안 된다.
▷김 위원장=양극화 심화로 힘과 힘의 대결로 가는 것을 방치한다면 시장경제가 제대로 돌아가고 대기업이 지금처럼 작동할 수 있겠나. 양극화를 방치해둘 때 어떤 상황이 올지는 예측할 수 있는데, 알면서도 방치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다.
▷김영기 (주)LG 부사장=기업뿐 아니라 모든 경제주체가 사회적 책임을 가져야 하는 것 아닌가.
▷김 위원장=경제민주화의 포커스가 재벌개혁에 맞춰졌다고 지적하는 이들이 있는데, 이는 잘못 이해한 것이다. 새누리당은 아직 경제민주화에 대해 정확한 정의를 내리지 않았다. 다양한 의견을 들어보는 수준이다.
▷박영범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원장=노동조합 문제 등 산업민주화와 관련된 이슈도 해법을 내놓아야 한다.
▷김 위원장=경제민주화 속에 산업민주화가 포함된다. 정치권이 노동 문제를 다루는 건 어렵지만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려면 노조 문제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지켜봐달라.
▷현정택 무역위원회 위원장=경제민주화라는 큰 방향을 실천해가되 하나하나의 프로그램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김 위원장=경제민주화를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대안은 조만간 내놓을 것이다.
▷김주현 현대경제연구원 원장=시장의 탐욕을 제어해야 한다고 하지만 어느 정도가 적정한 탐욕인지 규정하기 어렵다.
▷백수경 인제대 백병원 부이사장=의료서비스에 대한 정책도 중요하다.
▷김 위원장=건강보험이 우리나라 의료체계의 근간이었는데, 여기에 구멍이 뚫렸다. 한쪽에서는 영리 병원을 도입하자고 하는데, 이는 신중하게 논의해야 한다. 건강보험제도를 약화시키면 사회적으로 문제가 생긴다. 국민들 입장에서 자신들을 지켜주는 제도를 없애자고 하면 참을 수 있겠나. 영리 병원 도입을 선거공약으로 내놓기에는 부적절하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