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사상 두 번째로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피겨스케이팅 기대주 김진서(16·오륜중)는 "다음 대회에서는 더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전했다.

16일(한국시간) 오스트리아 린츠에서 끝난 그랑프리 3차 대회에서 3위에 오른 김진서는 1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입국장을 들어서자마자 카메라 플래시 세례를 받은 김진서는 처음으로 받아 보는 관심에 어리둥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김진서에게 이번 대회는 처음으로 나선 굵직한 국제대회였기 때문이다.

올해 1월 국내 대회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하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김진서는 내친김에 첫 그랑프리 무대에서 시상대에 서면서 새로운 간판스타로 급부상했다.

김진서는 "부담을 줄이려고 노력했다"고 대회를 돌아봤다.

처음으로 쟁쟁한 상대들과 실력을 겨루는 무대에서 편안한 마음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았다.

실제로 김진서는 쇼트프로그램에서는 많이 긴장해서 제 실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10위에 그쳤다고 했다.

그러나 프리스케이팅을 앞두고 트레이너 선생님에게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는 문자를 받고는 힘을 얻었다.

그 결과 프리스케이팅에서 전체 2위에 해당하는 126.27점을 받은 김진서는 단숨에 종합 3위로 치고 올라서 동메달을 목에 거는 영광을 안았다.

김진서는 "처음에는 떨렸는데 응원 메시지를 받은 뒤로 침착하게 하자고 마음을 먹었다"면서 "그래도 3등을 할 거라고는 예상치 못했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평소 체력훈련을 많이 하고 프로그램의 점프를 끝까지 마치는 연습을 해 둬서 프리스케이팅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김진서는 벌써 실전에서 트리플 악셀(3회전 반 점프)을 구사하는 등 고난도 점프를 척척 뛰어오르는 선수다.

그러나 가장 자신 있는 점프를 묻자 뜻밖에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김진서는 "모든 점프에서 기복이 심하기 때문에 아직 '이게 내 기술'이라고 말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라며 "앞으로 점프의 기본을 더 다듬고 싶다"고 말했다.

4회전 점프에 도전하는 것도 기본을 탄탄히 다진 이후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진서는 내달 3일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열리는 주니어 그랑프리 6차 대회에 출전할 계획이다.

김진서는 "메달권에 들지 못하더라도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에서 모두 실수 없는 연기를 하는 게 목표"라고 각오를 밝혔다.

그러면서도 "한 번 더 시상대에 오르고 성적을 올려 은메달을 따고 싶은 마음도 있다"고 욕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진서는 "이번 대회를 통해 자신감을 얻고 경험도 많이 쌓았다"면서 "국제무대에서 한국 남자 피겨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데, 열심히 해서 우리도 시상대에 오를 능력이 충분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영종도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sncwo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