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여성 직원들의 육아 휴직 활성화를 위해 ‘출산 휴가 후 1년간 자동 휴직’ 제도를 도입한다. 육아 휴직을 법적으로 보장하고 있음에도 ‘워킹맘’들이 회사 눈치를 보느라 마음껏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롯데그룹은 여성 직원들이 육아 휴직을 별도의 신청 없이 출산 휴가가 끝나는 시점에서 자동으로 1년간 사용할 수 있도록 신청 절차를 개선, 17일부터모든 계열사에서 시행한다고 16일 발표했다. 다만 본인 희망으로 법에서 보장한 1년간의 육아 휴직을 다 사용하지 않으려면 회사의 별도 승인을 받아야 하는 ‘네거티브 시스템’으로 운영한다고 덧붙였다. 이 제도는 정규직뿐 아니라 파트타임 사원 등 모든 직원에게 적용된다.

보건복지부와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전체 여성근로자들의 출산 휴가 후 육아 휴직 신청 비율은 62.8%다. 롯데 그룹은 68% 수준이다. 이창원 롯데그룹 상무는 “신청 시스템 개선으로 육아 휴직 대상자들이 회사의 눈치 없이 자유롭게 제도를 이용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는 내년부터 육아 휴직 후 복직을 돕기 위해 인터넷 기반의 학습 시스템도 운영한다. 휴직 기간대별 인터넷 재택 교육을 통해 업무 연속성을 지원, 출산 휴가와 육아 휴직 등으로 1년 넘게 업무와 떨어져 있는 직원들의 복귀에 대한 두려움을 덜어주기 위한 것이다.

이번 육아 휴직 시스템 개선에는 신동빈 롯데 회장의 여성 인재 육성에 대한 의지가 강하게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롯데는 신 회장의 지시에 따라 2006년부터 여성 인력 채용을 확대하고, 출산 장려 및 육아 환경 개선 등 ‘워킹 맘’들의 근무 환경을 대폭 개선해 왔다. 신 회장은 이번 육아 휴직 관련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도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여성인재 육성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우수한 인력 채용도 중요하지만 여성들이 출산과 육아 걱정 없이 일할 수 있는 근무 여건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g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