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發) 훈풍에 조선업종도 순항하고 있지만 증시전문가들은 기술적 반등에 불과하다며 비중 축소의 기회로 삼을 것을 권하고 있다.

실제 경기 회복이 뒷받침돼야 하는 조선 업종의 특성상, 경기 부양 효과가 확실하지 않은 지금 추세적인 주가 상승을 확신하기 어렵다는 의견이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은 14일 "미국 3차 양적완화(QE3)의 목적은 미국의 경기 부양일 뿐"이라며 "조선주들의 실적이 개선되려면 국제 경제 회복세가 가시화돼야 하는데 여기까지는 3~6개월의 확인 과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타 업종 대비 상대적으로 투자 매력이 떨어지다보니 조선업종은 반등 시 비중을 줄이고 주가가 하락했을 때 재매수하는 전략이 좋다"고 말했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도 "1, 2차 양적완화 실시 때도 해운업종의 경우 물동량 증가로 단기에 실적이 개선됐지만 조선주는 후행하는 산업이다보니 업황 개선에 시간이 필요했다"며 조선업종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유지했다.

그는 "이날 상승세는 반등적 성격이 강하다"며 "올해 안으로 보면 3분기 실적이 저점이 되겠지만 올해 수주한 선박 가격이 낮아 내년, 내후년 실적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염동은 HMC투자증권 연구원도 조선 가격의 하락세를 우려했다.

그는 "대부분 선종의 신조선가 및 중고선가가 하향세를 기록하고 있고, 과거 10년내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며 "조선업황 회복에는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염 연구원은 "2000년대는 저임금을 바탕으로 경제 성장률이 급등했던 중국 덕에 물동량 및 선박 수요가 증가했지만 이제는 전세계 제조업 기반이 중국에서 이탈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선박 수요가 물동량 증가가 아닌 대체수요가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조선업 회복은 2000년대 대비 둔화된 속도로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