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노체트 쿠데타 39주년 맞춰 조사 결과 발표

칠레 사법부가 살바도르 아옌데 전 대통령(1970~1973년 집권)의 사망 원인을 자살로 결론 내렸다.

11일(현지시간) 브라질 뉴스포털 테하(Terra)에 따르면 칠레 사법부는 이날 아옌데 전 대통령의 사망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조사 과정을 마무리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마리오 카로사 판사는 "이번 조사의 결론은 지난 1월16일의 자살 판정을 거듭 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옌데는 칠레에서 민주 선거로 선출된 첫 사회주의자 대통령이었으나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장군이 주도한 쿠데타가 발생한 1973년 9월11일 대통령궁에서 소총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피노체트 군사정권이 아옌데를 살해했다는 의혹이 계속됐으며 칠레 사법부는 지난해 5월 사망 원인에 대한 공식적인 조사를 지시했다.

이에 따라 칠레 법의학연구소는 수도 산티아고의 묘지에 묻혀 있던 아옌데의 시신을 발굴해 분석 작업을 벌였다.

연구소는 지난해 7월 아옌데 전 대통령은 피노체트 주도의 군사 쿠데타가 진행되던 중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판단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한편 산티아고에서는 피노체트 쿠데타 발생 39주년을 맞아 군사독재정권 희생자를 추모하는 시위가 연일 벌어지고 있다.

피노체트는 쿠데타에 성공하고 나서 1990년까지 17년간 집권했다.

피노체트 집권 기간에 인권 탄압 피해자는 4만여 명, 사망·실종된 인사는 3천225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990년 민주주의가 회복된 이후 피노체트에 대해 인권탄압과 부정축재 등 혐의로 고소·고발이 잇따랐으나 2006년 12월10일 그가 91세를 일기로 사망하기까지 실제로 처벌이 이뤄지지는 않았다.

칠레 사법부는 현재 불법체포·고문·실종 등과 관련해 350여 건의 재판을 진행 중이며 재판에 관련된 피노체트 정권 인사는 700여 명이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