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49%의 지분을 갖고 있는 라오스증권거래소에 20억원을 추가로 투자한다. 한국거래소가 투자한 라오스와 캄보디아 증시의 상장 종목이 늘지 않는 등 발전 속도가 기대보다 느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거래소 관계자는 12일 “라오스증권거래소의 운영자금 지원을 위해 현금을 추가로 출자할 것”이라며 “금액은 180만달러(약 20억원)다”라고 밝혔다.
거래소의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59.7% 급감했음에도 추가 지원에 나서는 것은 라오스증권거래소가 갖고 있는 ‘최초의 한국형 주식시장’이라는 상징성 때문이다. 한국거래소는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980만달러(약 110억원)를 투자해 라오스에 정보기술(IT) 시스템과 노하우 등을 전수하고 지분 49%를 획득했다. 라오스증권거래소의 입지가 불안해질 경우 ‘한국 자본시장 인프라 확대’를 핵심 사업으로 추진 중인 한국거래소의 전략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한국거래소가 공들였던 미얀마증권거래소 설립을 일본 도쿄거래소에 넘겨준 데다 라오스증권거래소와 캄보디아증권거래소의 실적도 부진하자 “거래소의 해외 진출 전략이 차질을 빚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라오스증권거래소가 개설된 지 1년8개월이 지났지만 상장 회사는 2개뿐이다. 캄보디아거래소 상장사는 달랑 1개다. 캄보디아 증시의 거래량과 거래대금도 최근 감소세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양증권 캄보디아법인 관계자는 “세계적인 불경기 때문에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감소했고 투자자들의 관심도 개장 초기보다 줄었다”며 “소매영업을 하고 있는 다른 외국 증권사들은 실적이 악화됐다”고 전했다.
한국거래소 해외사업실 관계자는 “해외 증권거래소 공동 설립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를 한 것”이라며 “시간이 지나면 라오스와 캄보디아 증시가 활성화되며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라오스·캄보디아 증권거래소의 실적에 대해서는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