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투기등급 회사채 수요가 급증하면서 수익률이 역대 최저로 떨어졌다. 미국 정부가 낮은 금리를 유지하면서 투기등급 회사들의 부도 위험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미국 투기등급 회사채의 기준금리로 사용되는 BoA메릴린치미국하이일드마스터Ⅱ 지수는 10일(현지시간) 7.163%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전 기록인 지난해 5월19일 7.187%를 경신했다. 올해 초 이 지수는 8.5% 수준이었고, 2008년 12월에는 22%를 넘기도 했다. 투기등급은 신용평가사 무디스 기준 Baa3 미만, 스탠더드앤드푸어스 기준 BBB- 미만이다.

시장조사업체 EPFR글로벌에 따르면 올해 8월 말까지 미국에서 팔린 투기등급 채권 펀드 규모는 524억달러다. 전년 동기에는 83억달러, 2010년엔 315억달러였다. BoA 관계자는 “버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위험자산인 정크본드에 투자자들이 몰리는 이유는 미국 중앙은행(Fed)이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면서 투기등급 회사들의 부도위험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금리가 낮으면 투기등급 회사들도 상대적으로 싼값에 돈을 빌릴 수 있다. 무디스에 따르면 현재 미국 투기등급 회사들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 수준은 역대 평균치보다 1.7%포인트 이상 낮다. CDS 프리미엄 하락은 회사가 부도 날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뜻이다. Fed는 최소 2014년까지 금리를 0% 수준으로 유지할 방침이다.

회사채 펀드를 운용하는 RS인베스트먼트의 롭 크리민스 매니저는 “부도율이 크게 낮아진 것이 투자자들이 정크본드에 몰리는 이유”라고 말했다. 에드워드 마린안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 거시전략가는 “중앙은행이 장기적으로 이자율을 낮게 유지하자 투자자들이 위험 자산으로 몰려들고 있다”며 “경기와 금융시장 환경을 감안하면 정크본드의 잠재수익률은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