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무리당 앞 기자회견서 오열…박근혜 후보에게 사죄 촉구

인혁당 사건 피해자 유가족들이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에게 "역사와 국민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유가족들은 12일 오후 2시께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박 후보는 법원에서 가혹행위를 통해 사건이 조작된 사실이 밝혀졌고 재심을 통해 무죄가 선고됐는데도 두 개의 판결문이 존재한다는 말로 유족을 두 번 죽이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후보는 지난 10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유신시대의 공안사건인 인혁당 사건에 대해 "대법원 판결이 두 가지로 나오지 않았나"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피해자 고(故) 하재완씨의 유가족 이영교(78)씨는 "대한민국의 사법을 무시하는 말에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며 "우리를 살리지 못할 바에는 왜 두 번 죽이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피해자 고 우홍선씨의 유가족 강순희(80)씨는 "대통령이 아니라 동네 동장에 나가는 사람이라도 그런 막말은 할 수 없다.

나는 내 목숨을 걸고 이 지구 상에 인혁당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다"며 눈물 흘렸다.

그는 이어 "박정희 대통령이 '인혁당 사람들을 죽인 게 제일 실책이었다.

후회한다'고 말했다는 사실을 윤보선 대통령에게 직접 들었다"고 덧붙였다.

유가족들은 기자회견문 내내 "아이고 분해" "살려내야지"라며 오열했다.

이들은 영정 사진 등을 들고 새누리당 당사 건물 바로 앞까지 걸어가 "더 이상은 못 참겠다.

내 남편을 살려내라"고 소리쳤다.

피해자 고 이수병씨의 유가족 이정숙(67)씨는 "남편은 박정희가 죽이고 아들은 박근혜가 죽인다"며 울음을 터트렸다.

이날 김윤기 화백은 기자회견장 옆에서 인혁당 사건 구명운동 당시 유가족들이 외쳤던 '내 아들 내 남편 정치제물 삼지 마라'라는 구호를 검정 천 위에 흰색 페인트로 써내려 현수막을 만들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gogog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