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대표는 몸이 불편해 오늘 최고위원회의에 결석했습니다.”

김한길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은 10일 최고위원회를 주재하면서 이 대표의 불참 사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이 대표가 지난 6월 전당대회 이후 최고위원회의에 빠진 것은 처음이다. 공교롭게도 취임 후 만 석 달째를 맞는 날이었다. 김 최고위원은 “변화를 이끌어야 할 지도부가 오히려 당 대선 후보들로부터 쇄신의 대상으로 지목받게 된 것 같아 자괴감을 숨기기가 어려운 게 솔직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이 대표가 이날 회의에 불참한 진짜 이유인 셈이다.

이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이 대표가 전날 대전·충남·세종시 경선에서 마음의 상처를 많이 받았다”고 전했다. 자신의 지역구(세종시)와 고향에서 치러진 경선에서 이 대표는 손학규 후보 지지자와 대의원들로부터 “이해찬 물러가라”는 야유와 계란 투척까지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열 차례 진행된 민주당 대선 경선 중 가장 강도 높은 반발을 고향에서 만난 셈이다. 이 대표는 불상사를 막기 위해 이날 현장 투표를 포기했다.

당내에서는 현 상황을 지도부의 리더십 부재 사태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대선 경선이 시작된 후 비문(문재인) 주자들의 모바일 투표에 대한 문제 제기가 경선 현장에서의 물리적 충돌로 이어지면서 경선관리를 둘러싼 공정성 시비와 흥행 실패에 따른 지도부 책임론이 비등하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