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가 안영나 씨(52·서원대 교수)가 서울 관훈동 갤러리 이노에서 15번째 개인전을 갖고 있다.

안씨는 그동안 한지를 으깨 죽처럼 만든 독특한 질감과 청색 노란색의 은은한 느낌을 살린 꽃 작업을 해왔다. 최근 들어 서양의 유화를 활용한 꽃 작업으로 변화를 주고 있다. ‘가을의 화신(花信)’을 주제로 한 이번 전시에는 청색과 노란색 꽃 형상에 새와 산 등 전통적인 민화 이미지를 접목한 근작 20여점을 걸었다.

서울대와 같은 대학원에서 동양화를 전공한 작가는 한지에 유화와 아크릴을 사용해 전통 민화의 이미지를 강조했다. ‘꽃=화려함’의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먹에서 우러난 모노톤의 푸름을 돋보이게 했고, 꽃 속에 새를 시서화의 느낌이 나도록 채색 작업에 치중하며 수묵의 풍성함을 되살려냈다.

“제 작업에서는 모든 것이 꽃으로 비치지요. 제가 쓰는 한국적인 화법 역시 서로의 존재를 환기시키는 수단이 될 수 있고요.” 사물의 본질을 깨우는 수단으로 민화 속 꽃과 새의 이미지를 차용한다는 얘기다. 전시는 오는 18일까지. (02)730-6763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