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100일을 앞두고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지지율이 소폭 상승세를 보였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측의 ‘대선 불출마 종용’ 폭로 등이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야권 단일 후보에 대한 선호는 여론조사마다 엇갈린 결과가 나와 혼전을 예고했다.

한겨레와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8일 전국 성인남녀 7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양자대결 여론조사에서 박 후보는 51.3%, 안 원장은 44.8%의 지지율을 얻었다. 7월27~28일 실시된 조사에서는 안 원장이 앞섰지만 한 달여 만에 뒤집어진 것이다.

한국일보-한국리서치의 조사에서도 박 후보는 50.4%, 안 원장은 40.9%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6월에 실시된 여론조사 지지율과 비교하면 박 후보는 2.2%포인트 상승했고, 안 원장은 4.3%포인트 하락했다.

리얼미터 일일조사 결과 역시 박 후보가 46.3%의 지지율로 44.3%의 지지율을 기록한 안 원장을 앞섰다. 1주일 전까지만 해도 안 원장이 박 후보보다 2.2%포인트 높은 지지율을 보였다. 동아일보와 리서치앤리서치의 조사에서는 박 후보(46.3%)와 안 원장(43.9%)이 박빙의 결과를 기록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경선 후보를 포함한 3자 대결 결과는 대부분의 여론조사가 박 후보-안 원장-문 후보 순으로 나왔다.

박 후보 지지율의 상승세는 ‘사퇴종용 공방’이 안 원장에게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한국일보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31.6%만이 “박 후보 측 정준길 공보위원이 불출마를 종용했다”는 안 원장 측 금태섭 변호사의 주장에 동조했고, 32.3%는 “친구 사이의 대화였다”는 정 공보위원의 손을 들어줬다. 안 원장과 문 후보 가운데 야권 단일 후보로 누구를 더 선호하는지 묻는 여론조사 결과는 상반된 결과가 나왔다.

한국일보 조사에서는 안 원장의 지지율이 42.5%로 36.9%를 기록한 문 후보를 앞섰고, 동아일보 조사 역시 안 원장이 문 후보를 2.6%포인트 차로 앞섰다. 반면 한겨레 조사에서는 민주당 대선 후보를 지지한다는 답변이 42.6%로 안 원장을 지지한다는 답변(40.9%)보다 많았다. 리얼미터 일일조사에서는 안 원장에 대한 지지가 더 높았지만, 격차가 줄어드는 모습이다.

안 원장과 문 후보 간 단일화 경선이 실시될 경우 결과를 섣불리 예단할 수 없다는 의미다. 안 원장이 출마 여부에 대해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