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양·현정은 '동북아 프로젝트' 손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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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현대그룹, 中 훈춘에 국제물류단지
동북3성·러 물자 태평양으로 나가는 관문
北 나선항 개방땐 대북사업 전초기지로
동북3성·러 물자 태평양으로 나가는 관문
北 나선항 개방땐 대북사업 전초기지로
포스코와 현대그룹이 10일 중국 훈춘(琿春)에 착공한 ‘훈춘포스코현대국제물류단지’는 앞으로 동북아 태평양 물류시대의 핵심 기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러시아 연해주와 북한 나선항이 개방되고 컨테이너선 접안 능력을 갖추면 이곳은 동북3성과 러시아의 물자가 동해와 태평양을 거쳐 세계로 나가는 관문이 된다. 남북관계가 개선되면 대북 사업의 전초기지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10년 뒤 천지개벽”
훈춘 시내에서 서남쪽으로 15㎞ 떨어져 있는 90㎢의 훈춘 국제물류개발구는 중국 중앙정부가 지난 4월 국제경제교류활성화를 위한 국가급 ‘국제합작시범구’로 지정한 곳이다. 포스코와 현대그룹은 이 ‘국제합작시범구’ 중심부에 ‘훈춘포스코현대국제물류단지’를 짓는다.
이날 착공식이 열린 부지는 말 그대로 허허벌판이었다. 멀리 보이는 애드벌룬이 물류 단지의 경계를 보여주고 그 너머도 잡초만 무성한 평지였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10년 뒤에 이곳 훈춘은 천지개벽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류단지가 들어설 훈춘시는 중국 정부가 2900억위안(약 50조원)을 투자해 창춘(長春) 지린(吉林) 투먼(圖們) 일대를 동북아지역의 물류기지로 육성하겠다는 이른바 ‘창지투’ 개발계획의 핵심도시다. 이곳은 앞으로 북한 나진항과 러시아 자루비노항을 통해 동해 및 태평양으로 이어지는 물류 통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곳에서 북한의 나진은 70㎞, 자루비노항은 60㎞밖에 되지 않는다.
현 회장은 “이번 투자가 동북아 태평양 해양물류 시대를 대비하는 동시에 한반도 미래 경제에 긍정적 효과를 미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쑨정차이(孫政才) 지린성 서기, 장안순(張安順) 연변조선족자치주 서기, 정준양 포스코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규형 주중한국대사, 김진경 연변과학기술대 총장 등이 참석했다.
○동북지역 물동량 8년 뒤 두 배 로
훈춘의 동북아물류 거점 도약의 관건은 나선항 개방이다. 북한은 현재 중국과 손잡과 나선항 개발을 서두르고 있지만 아직도 컨테이너선이 접안할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 이에 따라 ‘훈춘포스코현대국제물류단지’는 초기엔 러시아 자루비노항을 이용한 물류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 물류단지는 중-러 철도 및 창춘-훈춘 간 고속도로와 인접해 있어 물류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향후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나선항 개발이 본격화되면 철광석과 석탄 등 지린성과 헤이룽장(黑龍江)성의 원자재를 한국으로 실어나르는 기지 역할을 할 수 있다.
컨설팅업체인 아서디리틀에 따르면 지린성과 헤이룽장성의 주요 품목 물동량은 올해 2만300t에서 8년 후인 2020년 4만3100t으로 두 배 이상 증가한다. 이들 물품을 중국 동남부지역으로 옮기는 데 북한 나선항을 이용할 경우 기존의 다롄항을 이용하는 것에 비해 비용과 기간이 절반 이상 단축된다. 포스코 물류기지는 2020년 개발이 완료되고 나선항을 활용할 수 있게 되면 이들 2개성 물동량의 30%에 달하는 연 1만3000t을 운송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정길수 포스코 차이나 회장은 “대련항을 이용하던 물류 업자들이 이미 훈춘 쪽으로 방향을 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중국의 경제 중심지는 앞으로 동북아 쪽으로 움직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훈춘=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