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장애인 사격의 간판 박세균(41)이 런던패럴림픽 사격 남자 권총 50ｍ에서 우승하며 2관왕에 올랐다.

박세균은 6일(현지시간) 런던의 왕립포병대 사격장에서 열린 사격 혼성 권총 50ｍ SH1(절단 및 기타장애) 결승에서 92.4점을 쏴 본선 점수 550점을 포함, 합계 642.4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발레리 포노마렌코(러시아·633.2점)와 니허동(중국·625.3점)이 박세균의 뒤를 이었다.

지난달 30일 남자 10ｍ 공기권총 종목에서 우승해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에 첫 번째 금메달을 안긴 박세균은 이날 우승으로 한국 선수단 중 처음으로 2관왕에 올랐다. 또 패럴림픽 남자 사격 선수로는 한국에서 유일하게 금메달 3개를 모은 선수가 됐다. 박세균은 2008년 베이징패럴림픽 혼성 권총 50ｍ에서 644.9점의 세계기록을 세우며 생애 첫 금메달을 땄다. 여자 선수 가운데 김임연(현 아시아패럴림픽위원회 선수위원장)이 1992년부터 2000년 대회까지 금메달 5개를 휩쓸었다.

박세균은 예선 기록 550점으로 결선에 올라와 544점을 쏜 포노마렌코에 비해 유리한 상황에서 경기를 치렀다. 첫 번째 발에서 8.7점을 쏴 8.1점을 쏜 포노마렌코와의 격차를 6.6점으로 벌린 박세균은 꾸준히 점수차를 벌리며 마지막 열 번째 발에서 9.2점 차로 우승을 확정지었다.

박세균은 장애 등급이 있다는 점을 빼면 런던올림픽 10ｍ 공기권총, 50ｍ 권총에서 2관왕에 오른 진종오와 닮은 꼴이다. 이날 결승에서 642.4점을 쐈지만 박세균은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세계기록(644.9)을 경신하지는 못했다. 박세균은 “내 기록을 쐈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며 “이번 한 번으로 경기가 끝나는 것이 아니니 다음에 좋은 결과를 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그는 “총을 들 힘만 있다면 계속 선수생활을 이어가겠다”며 “진종오는 비장애인 중에서도 대단한 선수라 나와 견줄 수는 없겠지만 그의 기록에 도전해 보고 싶다”고 웃음지었다. 진종오는 런던올림픽 50ｍ 권총 종목에서 본선과 결선을 합쳐 662.0점을 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