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회의를 하루 앞둔 6일 코스피지수는 장중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하다 1880선 위에서 장을 마쳤다. 지수는 3거래일 만에 소폭 반등했다.

증시전문가들은 시장이 기대해온 것 이상의 ECB 지원책이 발표될 경우 조선, 산업재 관련주(株) 등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안정 수혜주부터 매수하고, 반대일 경우에는 정보기술(IT) 관련주로 갈아타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박중섭 대신증권 시장전략팀 연구원은 "오는 6일(현지시간) ECB가 국채 매입 등 유로존 유동성을 지원하기 위한 기대 이상의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주식시장 역시 반등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그는 다만 "일부에서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을 우려해 국채 매입을 위해 쓴 돈을 다시 회수하는 '불태화 방식'을 사용할 계획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며 "불태화 정책은 결국 유동성을 제한할 수 있기 때문에 증시 반등에 부정적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 연구원은 "ECB 정책의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국채 매입 규모를 결정해 놓지 않은 채 무제한 매입을 발표하는 것"이라며 "가령 국채 수익률이 일정 구간을 웃돌면 ECB가 즉시 매입에 나서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기대 이상의 유동성 지원책이 나온다면 유럽 사태 안정에 따른 수혜가 예상되는 조선, 산업재 관련주를 매입해야 한다는 게 박 연구원의 판단이다. 그는 "반대로 기대 이하의 정책이 나온다면 최근 회복되고 있는 미국 경제를 감안해 IT 위주로 대응에 나서는 게 유효할 것"이라고 권했다.

기대 이하의 정책으로 지수가 조정을 받을 것이란 주장도 있다.

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반드시 주식비중을 줄여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CB가 시장이 기대하는 수준의 유동성 지원책을 내놓을 수 없고, 이에 따라 국내 유입돼 있는 유럽계 자금들이 대거 빠져나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오 팀장은 "지수의 방향성은 ECB 회의 이후부터 결정되겠지만, 시장의 기대를 웃도는 '서프라이즈 결과'는 등장하기 어려운 현실"이라며 "특히 대형주부터 비중을 줄여나가야 하는데 유럽계 외국인들이 대형주를 주로 사들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8월 한 달 간 외국인들은 국내 시장에서 약 6조000억원 어치 주식을 샀는데 이 가운데 영국계 자금이 3조원, 프랑스 자금이 1조6000억원에 이른다"면서 "절반 이상이 단기 유럽계 자금이므로 반드시 지수하락을 경계해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