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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수첩] 스톡옵션의 두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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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영효 증권부 기자 hugh@hankyung.com
    코스닥 상장사인 코다코와 디웍스글로벌은 임직원에게 대량의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부여하는 회사로 유명하다. 코다코는 전체 발행주식의 6.65%(115만주)를, 디웍스글로벌은 9.06%(185만주)를 임직원들에게 스톡옵션으로 각각 나눠줬다. 상장사의 경우 스톡옵션을 발행주식의 15%까지 부여할 수 있지만, 5%를 넘기는 기업이 드문 점을 감안하면 두 회사의 임직원에 대한 배려는 상당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상황은 전혀 다르다. 코다코의 임직원은 294명이다. 이 중 스톡옵션을 받은 임직원은 12명이다. 대부분 연구·개발(R&D) 인력들이다.

    이에 비해 디웍스글로벌의 임직원은 16명에 불과하다. 임원이 9명이고 직원은 달랑 7명이다. 이 중 8명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했다. 그 중 8.88%(180만주)가 3명에게 집중돼 있다. 한 명은 경규철 상무고, 또다른 한 명은 장래신 우원건설 대표다. 경 상무는 이 회사 대표인 경대현 씨의 아들이다. 장 대표는 디웍스글로벌의 비상근 사외이사다.

    경 대표와 경 상무는 과거 서울식품에 대해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시도한 뒤 단기 시세차익을 올려 유명세를 탔다. 시세조작 혐의로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고발 조치되기도 했다. 디웍스글로벌과의 인연도 깊지 않다. 디웍스글로벌의 지분이 전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6월15일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각각 대표이사와 상무에 취임했다. 경 상무는 같은 날 스톡옵션 60만주를 받았다.

    스톡옵션은 회사의 경영 등에 기여한 임직원들에게 회사 주식을 싼 값에 살 기회를 제공하는 일종의 성과급이다. 대주주들이 악용하는 사례를 막기 위해 10% 이상 지분을 가진 주요 주주나 사실상의 경영권을 행사하는 주주 및 직계 가족들은 스톡옵션을 받을 수 없게 돼 있다.

    하지만 경 대표와 경 상무는 회사 대표와 상무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디웍스글로벌의 지분을 갖고 있지 않다는 이유로 스톡옵션을 받을 수 있었다.

    디웍스글로벌은 지난 3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8만주의 스톡옵션을 추가 부여하기로 했다. 이 회사 정관에 따르면 이사회 결의로 지급하는 스톡옵션은 다음번 주주총회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특정인에게 집중된 스톡옵션 부여가 회사의 미래를 위한 것인지, 개인의 이익을 위한 수단인지 주주들의 신중한 판단이 요구되는 때다.

    정영효 증권부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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