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4일 “가계부채 문제가 ‘시스템 위기’로 발전할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4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이코노미스트 콘퍼런스 ‘벨웨더 시리즈 2012’ 포럼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은행 등 금융기관의 대응 여력이 충분해 전체적으로 보면 연착륙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장관은 또 유로존(유로화 사용국가) 위기와 관련, “10월까지 잘 넘기면 내년 4월까지 상당히 안정된 기간을 맞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9~10월 유로존의 운명을 좌우할 독일 헌법재판소의 신재정협약에 대한 위헌 여부 결정과 네덜란드 총선, 그리스와 트로이카의 긴축협상, 유럽중앙은행(ECB) 부채매입 결정 등의 ‘이벤트’가 예정돼 있다. 박 장관은 또 “정부 채무를 증가시키지 않는 범위에서 창의적인 경기부양책을 다음주에 내놓겠다”고 덧붙였다.

김석동 금융위원장도 이날 포럼에 참석, 부동산 가격 하락에 따른 가계부채 위험성은 시장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일부 은행에서 (하우스푸어의 주택을 은행이 사들인 뒤 다시 빌려주는) ‘세일앤드리스백’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며 “그러나 정부 역할은 컨틴전시플랜(비상계획)을 짜는 것인 만큼 관여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정부가 이미 가계부채 연착륙 대책을 내놓은 만큼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짜는 것은 개별 은행의 몫이며 재정을 투입할 상황은 아니라고 김 위원장은 설명했다.

이심기/류시훈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