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후보의 대통령 당선으로 서강대 출신 금융인들이 주목받고 있다. 서강대 출신 금융인들은 소모임 위주의 활동만 하다 인맥 구축 등의 필요성을 느끼고 2007년 ‘서강금융인회(이하 서금회)’를 만들었다. 그 해 한나라당 대선 경선에서 박 당선인이 패한데 따른 동문들의 아쉬움도 모임 결성의 이유 중 하나로 작용했다.

1960년 설립된 서강대는 전통적으로 상경대 인맥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덕우 전 총리부터 이승윤 전 부총리에 이르기까지 이른바 ‘서강학파’가 한국 경제 성장 과정에서 이론적 기초를 제공한 덕분에 동문들이 금융·산업계에 많이 진출할 수 있었다.

서금회 멤버는 은행, 증권, 보험, 카드 등 금융업계 팀장급 이상 동문 200여명이다. 박지우 KB국민카드 부사장(정외75)이 회장을 맡고 있다. 박 회장은 “서강대 출신 금융인들은 밀어 주고, 당겨 주는 선후배층이 상대적으로 얇았던 시절부터 대부분 스스로의 노력으로 경쟁력을 확보해 성공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은행권에서는 김윤태 산업은행 부행장(경영75), 이광구 우리은행 부행장(경영76) 등이 대표적인 서금회 멤버다. 우리금융지주의 전병윤 부사장(영문75)과 김홍달 전무(경영76)도 서강대 출신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정은상 GS자산운용 전무(사학81)를 중심으로 멤버가 형성돼 있다. 이현 키움증권 부사장(철학76), 이정철 하이자산운용 사장(경영76) 등도 중량급 인사다.

서금회가 1970년대 후반 이후 학번의 현직 금융인 중심이라면 1970년대 초반 학번들이 주축이 돼 결성한 ‘서강바른금융인포럼’도 있다. 지난해 출발한 이 포럼은 이상돈 전 외환은행 부행장(경제73)이 회장을 맡았다. 포럼은 박 당선인이 대선 출마를 선언하자 지난 9월 동문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서강금융인의 날’ 행사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이 회장은 “서강대가 다소 침체됐다는 평가에 따라 모임을 만들게 됐다”며 “학교 발전과 사회공헌 등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럼에는 이덕훈 키스톤 프라이빗에쿼티(PE) 대표(전 우리은행장·수학67), 민유성 티스톤 회장(전 산은금융그룹 회장·경영74) 등이 참여하고 있다. 임창섭 하나대투증권 사장(경영73) 등도 적극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일규/황정수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