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912 불안한 상승…9월 증시 '홈런타자' 는 없다
9월의 첫 거래일인 3일 코스피지수는 7.59포인트(0.40%) 상승한 1912.71로 마감, 비교적 산뜻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향후 증시를 낙관하기엔 어딘가 ‘불안한 상승’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달 증시 상승세를 이끌었던 프로그램 매매는 이날 674억원 순매도로 3거래일 연속 ‘팔자’를 이어갔다.

증권업계는 이달 증시가 글로벌 정책 이벤트에 따라 진폭이 큰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상당수 증권사가 고점을 1970~2000으로 예상해 증시가 오르더라도 그 폭은 3~4%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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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승 모멘텀 없는 9월 증시

증권사들은 글로벌 경기 부양에 대한 기대감이 한풀 꺾이면서 9월 한 달간은 상승 쪽으로 방향을 틀 만한 특별한 요인을 찾아보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달 상승세의 동력으로 작용했던 글로벌 경기 부양 기대감이 수그러들 것이라는 예상이다.

주요 증권사 가운데 우리투자 삼성 신한금융투자는 미국과 유럽에서 증시 회복에 도움이 될 만한 획기적인 대책이 전혀 나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KDB대우증권이 3차 양적완화(QE3)를 조만간 시행할 것이라는 언급 정도가 미국에서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고, HMC투자증권은 오는 6일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에서 일부 국가에 대한 국채 매입이 결정될 것으로 내다봤지만 전반적으론 뾰족한 대책이 나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지난달 상승세를 이끌었던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도 한풀 꺾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지난 7월27일부터 약 한 달간 외국인이 6조7000억원의 국내 주식을 순매수했지만 이는 5월 조정장에서 매도했던 물량을 되사들인 것으로 이해된다”며 “외국인 순매수가 이어지려면 뮤추얼펀드에서 장기 투자 성향의 자금이 유입돼야 하는데, 한국물 투자 비중이 높은 ‘일본 제외 아시아’ 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미미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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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형주 강세 약화될 듯

최근 펼쳐지고 있는 중소형주 위주의 장세는 이달에도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하지만 월말로 갈수록 수익률이 나빠질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코스닥지수의 지난달 31일 기준 최근 5주간 수익률은 9.38%인데 2011년 이후 5주간 수익률이 9%를 넘으면 이후 크고작은 조정이 있었다”며 “9월 말로 갈수록 코스닥지수의 수익률이 코스피지수보다 나빠질 것”으로 예상했다. 지 센터장은 “코스피지수를 코스닥지수로 나눈 비율이 3.75배 이하로 내려가면 코스닥이 하향 추세로 전환되는 경향이 있는데, 지난달 31일 3.74배로 나타난 것도 부담”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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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코스닥시장의 연평균 영업이익 증가율은 2014년까지 22.6%로,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 증가율(14.4%)을 앞설 것으로 예상돼 중·장기 투자 관점에서는 매력적”이라면서도 “단기 급등에 따라 가격 메리트가 줄었기 때문에 옥석 가리기가 필요해보인다”고 말했다.

◆경기민감·방어주 골고루 담아야

9월엔 특별한 방향성을 찾기 힘든 증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포트폴리오에 경기민감주와 방어주를 골고루 담는 ‘바벨전략’을 구사하는 게 바람직할 것으로 상당수 증권사들은 내다봤다. 이승우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의 주도주인 정보기술(IT)과 자동차를 ‘중심타선’에, 최근 흐름이 좋은 미디어 제약 엔터테인먼트주 등을 ‘하위타선’에 놓는 라인업을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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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엠투자증권도 경기민감주와 방어주를 골고루 담은 9월 모델 포트폴리오를 제시하면서 3분기 이후에도 견조한 실적 개선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자동차와 주가 조정으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도가 커진 유통업종에 대해 ‘비중 확대’를 제시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