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10명 중 9명은 회사(상사)의 지시로 ‘민망한’ 일을 해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업체 엠브레인이지서베이가 직장인 522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30일~3일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이처럼 나타났다.

가장 민망했던 일을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33.4%가 ‘신입사원 때 단체 장기자랑으로 춤과 노래를 한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길거리에서 영업 활동(22.7%) △대표로 회사 전체 행사에서 발표(11.1%) △회사 대표로 체육경기에 출전(9.1%) △회사 홍보 동영상이나 브로셔에 등장(8.5%) 등의 순이었다. 민망한 일을 한 때는 신입사원과 사원 시절이 각각 44.5%와 30.9%로 높게 나타났다. 대리, 과장, 차장 이상은 각각 11.3%, 7.4%, 5.8%에 불과했다.

회사가 민망한 일을 시킬 때 응답자의 69.3%는 ‘되도록이면 하지 않으려고 하지만 어쩔 수 없이 한다’고 답했다. 이어 △그래도 회사일이니 무조건 한다(18.8%) △절대 하지 않겠다고 강경하게 말하고 하지 않는다(8.0%) △아무 생각이 없다(2.9%) 등의 순이었다. 이 질문에는 직급별로 차이가 있었다. 사원·대리·과장급은 ‘되도록이면 하지 않으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한다’고 답한 비율이 각각 69.9%, 74.3%, 72.9%로 평균보다 높았다. 반면 차장·부장·임원급은 ‘그래도 회사일이니 무조건 한다’는 대답이 각각 23.4%, 20.4%, 27.8%로 높게 나타났다.

민망한 일을 하면 어떤 생각이 드느냐는 질문에는 ‘회사 일이라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는 직장인이 56.1%로 가장 많았다. 이어 △다른 사람에게 시키지 하필 왜 나인가라고 생각한다(21.4%) △회사를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13.2%) △회사 일이니 조금 창피해도 기쁘게 생각한다(7.2%) △후배에게 넘길 방법을 생각한다(2.1%) 등의 순이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