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윤부근 소비자가전(CE) 담당 사장과 김현석 영상사업본부장(부사장)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IFA 2012’가 개막하자마자 2시간여 동안 전시장 곳곳을 둘러봤다. 기자는 세계 최고 전자업체 경영자들은 어떤 제품을 주목하는지 살펴보기 위해 이들을 동행 취재했다.

윤 사장은 삼성전자 부스 옆에 있는 샤프를 시작으로 도시바 파나소닉 소니 등 일본 업체를 먼저 찾은 뒤 밀레 지멘스 보쉬 등 유럽 가전업체를 둘러봤다. 그가 주목한 제품은 세 가지였다.

①소니의 84인치 4K(UD) TV

소니는 TV 섹션 대부분을 30여대의 84인치 4K TV 브라비아(BRAVIA)로 장식했다. 4K는 풀HD의 4배 해상도란 뜻으로 UD(초고해상도)라고도 불린다. 윤 사장은 화질을 점검한 뒤 두께 등도 꼼꼼히 살폈다. 3D 안경을 쓰고 한참 동안 3D 화질을 지켜봤다. 도시바에서도 같은 사양의 84인치 쿼드풀 TV를 주시했다. 윤 사장은 도시바 담당자에게 “언제 출시할 예정이냐”고 물었고 “아직 출시하지 않았다”는 답변을 들었다.

②샤프의 IGZO 디스플레이

샤프는 ‘IGZO(산화물 반도체) 디스플레이 패널’을 대규모로 전시했다.

이 제품은 LED(발광다이오드) 뒷부분의 TFT(thin film transistor)를 기존의 실리콘이 아닌 In(인듐), Ga(갈륨), Zn(아연)을 산소(O)와 반응시켜 만든 패널이다. 소비전력이 낮고 고화질 구현이 가능한 제품으로 샤프는 이 제품을 올초 양산해 애플 뉴아이패드에 납품하려 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③밀레의 향첨가 건조기

윤 사장은 밀레의 ‘향기 나는 의류건조기’를 발견하고는 5분가량 직접 향을 맡아보고, 넣어보기도 했다. 이 제품은 별도의 향 카트리지를 건조기 문에 끼워넣어 섬유유연제 없이도 옷감에서 은은한 향기를 내도록 설계됐다. 건조 과정에서 향기가 온풍을 통해 옷감에 스며들어 최대 4주간 지속된다. 윤 사장은 “오늘 둘러본 제품 중 밀레 건조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아이디어가 좋다”고 평했다.

베를린=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