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최근 10대 청소년들이 5만원권 위조지폐를 만들어 편의점, 재래시장 등에서 사용하다 적발된 일이 있었습니다. 요즘 청소년들 정말 대담(?)하죠. 올 상반기 전체 위조지폐 발견장수는 줄었으나 유독 5만원권 위조는 급증했어요. 이번 주는 김선필 한국은행 발권정책팀 조사역이 최근 위조지폐 동향과 피해를 방지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설명합니다.

A. 위조화폐라고 아무 지폐나 마구 찍어내는 건 아닙니다. 한마디로 돈이 되는 지폐를 고르게 돼 있죠. 일반적으로 화폐의 액면과 유통량, 새 화폐 도입 이후 경과기간, 위조기술의 발달 정도에 비례해 위조화폐는 증가하죠.

해외의 경우를 보더라도 유통이 활발하고 위조차익이 큰 액면지폐가 많이 위조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컨대 영국의 20파운드화, 유로존의 50유로화, 미국의 20달러화 등이 이들 국가(지역)에서 가장 흔한 액면의 위조지폐죠. 우리나라에서도 과거에는 중간 액면인 1만원권과 5000원권 위폐가 주를 이뤘습니다. 하지만 2009년 6월 5만원권 지폐가 처음으로 발행되고 2년 정도 지나면서 5만원권 위폐가 빠르게 늘었어요. 이 같은 현상은 최고액면인 5만원권 위조로 얻는 이익이 1만원권이나 5000원권보다 크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유통량(장수 기준)도 전체 은행권의 15%에 달할 정도로 늘어났죠.

◆위폐 기술 점점 발달

위조기술의 발달이 요인이에요. 위조지폐 제조기술은 1980년대를 전후해 종전 인쇄방식에서 디지털방식으로 진화했습니다. 1980년대 초반까지는 인쇄기술자가 가담한 전문적인 범죄조직이 고성능 인쇄기를 이용해 정교한 위폐를 제조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죠. 그러다가 1980년대 중반 이후에는 별다른 위조기술이 없는 개인도 은행권을 컬러복사기로 복사하거나 컴퓨터로 편집한 은행권 이미지를 프린터로 출력해 위조지폐를 만드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특히 1990년대 후반 들어 컴퓨터, 컬러프린터, 컬러복사기 등이 일반에 널리 보급되고 이미지 구현 기능이 비약적으로 향상되면서 이들 디지털기기를 이용한 위폐 제작이 늘어나고 있어요.

위조기술의 발달에 대응해 한국을 포함한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은 위조하기 어려운 지폐를 새로 개발하고 있습니다.

◆영국 유로존 위조지폐 많아

전 세계 국가 중에는 영국과 유로존에서 위조지폐가 많이 발견되고 있습니다. 이들 나라 중앙은행에는 상당한 골칫거리가 되고 있죠. 반면 한국 일본 호주 등에서는 유통 은행권 대비 위조지폐 비율이 상대적으로 매우 낮은 수준이랍니다.

만약 위조지폐가 횡행해 이를 받은 사람이 손해를 보는 일이 잦아진다면 어디를 믿고 돈을 주고 받을 수 있겠어요? 화폐에 대한 불신이 커져 신용사회의 기반이 훼손될 수밖에 없습니다. 또 국민경제와 사회에 혼란이 유발될 수도 있어요. 그래서 형법에서는 화폐위조를 중대한 범죄행위로 보고 있습니다. 현재도 화폐위조범에 대해 5년 이상의 징역, 무기징역 또는 최고 사형에 이르는 큰 벌을 내리도록 규정하고 있어요.

◆위조방지 장치도 고도화

위조지폐를 받지 않기 위해서는 은행권에 들어 있는 위조방지장치를 잘 알아두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들 위조방지장치는 가짜 화폐와 진짜 화폐를 구분하기 위해 중앙은행이 지폐 곳곳에 심어놓은 것들입니다. 5만원권에 들어 있는 숨은그림, 홀로그램, 입체형 부분노출은선이 대표적인 위조방지장치죠.

좀 더 자세히 알아보면 5만원권에는 신사임당 초상화가 있는 면의 좌측에 빈 공간이 있어요. 이 부분을 빛에 비춰 보면 신사임당 초상화가 흐릿한 회색 음영으로 나타납니다. 이것이 숨은그림입니다. 홀로그램이란 신사임당 초상화가 있는 면의 왼쪽 끝 부분에 세로 방향으로 부착한 은색의 두툼한 띠입니다. 보는 각도에 따라 한국 지도, 태극, 4괘 문양이 같은 위치에서 번갈아 나타나는 위조방지 장치죠.

신사임당 초상화의 좌측에 세로 방향으로 띄엄띄엄 들어가 있는 점선 모양의 회색빛 띠인 입체형 부분노출은선도 있습니다. 그 안에는 태극 문양이 그려져 있어요. 지폐를 상하(좌우)로 기울이면 태극 문양은 좌우(상하)로 움직이지요. 이는 영어로 모션이라 불리는 첨단 위조방지장치입니다.

앞으로 은행권은 가급적 밝은 곳에서 받고, 어두운 장소에서는 휴대전화 불빛 등으로 비춰 위조방지장치를 확인할 필요가 있어요. 특히 5만원권 위폐가 최근 늘어나고 있어 5만원권 지폐를 받을 때는 홀로그램이 있는 방향으로 넘기면서 입체형 부분노출은선과 숨은그림이 있는지를 체크하면 좋습니다. 만약 위조지폐로 의심되는 은행권을 받으면 가까운 경찰서에 신고하시기 바랍니다.

김선필 < 한국은행 발권정책팀 조사역 >

■ 독자퀴즈

문제 다음 중 우리나라 5만원권에 있는 위조방지장치가 아닌 것은?

(1) 숨은그림 (2) 홀로그램 (3) 입체형 부분노출은선 (4) 색변환잉크 (5) 숨은막대


▶퀴즈 응모요령 : ‘한경닷컴 재테크’(http://www.hankyung.com/ftplus) 코너에서 매주 토요일까지 정답을 맞힌 응모자 중 추첨을 통해 10분께 CGV 영화상품권을 2장씩 드립니다. 당첨자는 매주 월요일 한경닷컴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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