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자동차보험사 2위인 하이카다이렉트의 허정범 사장(60·사진)이 자동차보험료를 추가 인하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당국이 상반기 손해율이 안정됐다는 점을 들어 보험료 인하를 주문하고 있지만 형편상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이다.

허 사장은 지난달 28일 서울 당산동 하이카다이렉트 본사에서 인터뷰를 갖고 “올 4~7월 손해율이 많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이 시기에 이익난 걸 갖고 1년 장사를 해야 한다”며 “보험사가 자선단체도 아닌데 월별 손해율이 낮아질 때마다 보험료를 조정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태풍과 폭설 등을 겪은 후 1년간의 손해율을 따져봐야 보험료 적정성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이카다이렉트는 올해 매출 4000억원에 순이익 30억원을 첫 돌파한다는 목표다. 허 사장은 “1분기 실적만 보면 보험업계가 평균 1.8% 성장할 때 하이카다이렉트는 6~7% 신장됐다”며 “2006년 출범 후 처음으로 순이익 30억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카다이렉트는 2008년과 작년에만 소폭 흑자를 냈고, 다른 해에는 50억~340억원의 적자를 봤다.

운용자산이익률 하락과 관련, 저금리 기조가 심화하고 있어 투자수익 목표를 낮춰잡는 것 외에 특별한 방법이 없다는 게 허 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다른 보험사와 달리 주식과 파생상품 등 위험상품 투자를 금하고 있다”며 “운용수익이 연 4%대로 떨어졌지만 안전한 상품에만 투자하고 보험영업으로 승부를 걸겠다”고 강조했다.

하이카다이렉트는 당국 허가를 얻어 자동차보험 외 다른 상품 판매를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그는 “텔레마케팅 위주의 영업조직으로는 장기 실손보험을 팔기 어렵다”며 “운전자보험 상해보험 등 자동차보험과 긴밀한 상품을 우선 판매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허 사장은 삼성화재 동부화재 등 온·오프라인 겸업사가 불공정 게임을 하고 있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한 회사 영업조직에서 비싼 상품과 싼 상품을 동시에 백화점식으로 파는 것은 문제가 있고, 각 사업비가 제대로 분리 계상되고 있는지도 불분명하다”는 지적이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