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내 판매량이 일정 규모를 넘어서면 생산 공장을 세울 방침입니다.”

미국 포드자동차의 최고경영자(CEO) 앨런 멀럴리 회장(67·사진)은 31일 방한, 서울 한남동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한국은 포드가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시장 가운데 한 곳”이라며 “한국 내 생산공장 건립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으며 판매량이 늘어나면 이를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판매량이 어느 정도 늘어야 공장 건립을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중요한 경영전략이기 때문에 밝힐 수 없다”고 답했다.

포드 회생의 주역이자 ‘구조조정의 달인’이라는 평가를 받는 멀럴리 회장은 포드의 경영전략과 한국 시장에 대한 비전 등을 발표하기 위해 이날 중국을 거쳐 입국했다. 포드 회장이 한국을 찾은 것은 1990년 창업주 헨리 포드의 증손자인 빌 포드 회장 이후 22년 만이다. 멀럴리 회장은 2006년 9월 미국 항공기 제조회사 보잉의 CEO를 지내다 포드로 자리를 옮겼다. 빌 포드가 실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한 뒤였다.

멀럴리 회장은 “포드는 중국과 함께 한국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할 것”이라며 “올해는 포드가 (한국에서) 가장 많은 신차를 발표한 해로 기억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드는 한국 시장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올해 중형세단 ‘퓨전’ 등 총 6종의 신차를 내놓을 계획이다.

포드가 아시아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선 이유는 꾸준히 성장하는 아시아 지역에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포드는 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올 상반기 글로벌 판매량이 4% 줄었다. 멀럴리 회장은 “중국은 올해 국내총생산(GDP)이 7~8%가량 성장할 전망이며 한국도 성장률이 2%를 넘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포드코리아의 올 1~7월 누적 판매량은 2791대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8% 늘었다.

멀럴리 회장은 “올해 한국시장 네트워크 확장에 예년의 3배 수준인 51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