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N자형 이익률' 부품기업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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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테크·아트라스BX 등 28곳
2·4분기 이익률, 1·3분기보다 높아
"단가인하 압력 들어올라"
외부감사 없는 1·3분기에 비용처리 등으로 이익 줄여
2·4분기 이익률, 1·3분기보다 높아
"단가인하 압력 들어올라"
외부감사 없는 1·3분기에 비용처리 등으로 이익 줄여
▶마켓인사이트 8월28일 오후 1시8분
“영업이익률이 2분기와 4분기에 유난히 높아지는 부품업체를 유심히 살펴봅니다. 그런 기업은 발표된 수치보다 훨씬 알차거든요.”
한 투자자문사 대표는 투자 대상 기업을 고르는 비법을 이렇게 설명했다. 2분기와 4분기 영업이익률이 1분기와 3분기보다 높은 이른바 ‘N자형’ 영업이익률을 나타내는 기업을 주목한다는 얘기다. 이런 기업은 겉으로 드러난 이익보다 더 많은 이익을 내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N자형’ 기업 모두 28곳
한국경제신문이 29일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12월 결산법인 중 2분기 영업이익률이 10% 이상인 292개 기업을 분석한 결과 2분기와 4분기 영업이익률이 1분기와 3분기보다 높은 ‘N자형’ 이익률 추이를 보인 기업은 유진테크 아트라스BX 옵티시스 실리콘웍스 등 28곳으로 조사됐다.
삼성전자에 반도체 장비를 공급하는 유진테크는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률이 22.7%에서 4분기 28.3%로 높아졌고, 올 1분기 24.8%에서 2분기 35.78%로 치솟았다.
완성차업체에 차량용 배터리를 납품하는 아트라스BX도 올해 2분기 영업이익률이 17.84%로 1분기 이익률 13%를 앞서며 분기별로 ‘N자형’을 보였다. 애플에 부품을 납품하는 코스닥시장의 실리콘웍스도 비슷한 흐름을 나타냈다. 작년 3분기 영업이익률은 6.48%였지만 4분기엔 11.36%로 뛰었다. 올 1분기 9.08%로 낮아졌다가 2분기엔 다시 11.09%로 높아졌다.
영업이익률이 N자를 나타낸다는 것은 업황이 계절적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걸 의미할 수 있다. 하지만 부품업체의 경우 의도적으로 1분기와 3분기 영업이익률을 낮추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대기업 눈치를 봐야 하는 부품업체로선 이익률이 높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부품단가 인하 압력이 들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1·3분기 이익을 줄이려는 이유
자본시장법 시행령에 따르면 상장 법인은 반기보고서를 제출할 때 감사인의 검토를 받아야 한다. 분기보고서는 자산총액 5000억원 미만 기업의 경우 외부감사인의 검토를 받지 않아도 된다. 이 점을 이용해 감사인 검토가 필요 없는 1분기와 3분기 이익률을 낮추려 한다는 지적이다.
예를 들면 A기업의 경우 하자보증 수리비 충당금을 크게 늘리는 방법으로 1분기 영업이익 규모를 줄였다. 1분기 하자보증 수리에 대한 충당금을 매출의 절반에 가까운 360억원이나 쌓아 비용 처리했다. 하지만 외부감사인의 검토 결과 이 중 174억원이 이익으로 전입돼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또 다른 기업은 비상장 계열사의 연구·개발 계약 이행 등 보증이 필요하지 않은 부분까지 지급보증을 선 후 이를 보증채무로 잡는가 하면, 영업이익이 급증한 시기에 재고 자산을 모두 폐기 처분해 손실 처리하는 방법으로 이익률을 낮췄다.
회계법인 관계자는 “반기·연간 재무제표를 검토해보면 분기보고서 곳곳에서 과도하게 많은 비용을 책정한 부품업체를 종종 발견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하수정/심은지 기자 agatha77@hankyung.com
“영업이익률이 2분기와 4분기에 유난히 높아지는 부품업체를 유심히 살펴봅니다. 그런 기업은 발표된 수치보다 훨씬 알차거든요.”
한 투자자문사 대표는 투자 대상 기업을 고르는 비법을 이렇게 설명했다. 2분기와 4분기 영업이익률이 1분기와 3분기보다 높은 이른바 ‘N자형’ 영업이익률을 나타내는 기업을 주목한다는 얘기다. 이런 기업은 겉으로 드러난 이익보다 더 많은 이익을 내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N자형’ 기업 모두 28곳
한국경제신문이 29일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12월 결산법인 중 2분기 영업이익률이 10% 이상인 292개 기업을 분석한 결과 2분기와 4분기 영업이익률이 1분기와 3분기보다 높은 ‘N자형’ 이익률 추이를 보인 기업은 유진테크 아트라스BX 옵티시스 실리콘웍스 등 28곳으로 조사됐다.
삼성전자에 반도체 장비를 공급하는 유진테크는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률이 22.7%에서 4분기 28.3%로 높아졌고, 올 1분기 24.8%에서 2분기 35.78%로 치솟았다.
완성차업체에 차량용 배터리를 납품하는 아트라스BX도 올해 2분기 영업이익률이 17.84%로 1분기 이익률 13%를 앞서며 분기별로 ‘N자형’을 보였다. 애플에 부품을 납품하는 코스닥시장의 실리콘웍스도 비슷한 흐름을 나타냈다. 작년 3분기 영업이익률은 6.48%였지만 4분기엔 11.36%로 뛰었다. 올 1분기 9.08%로 낮아졌다가 2분기엔 다시 11.09%로 높아졌다.
영업이익률이 N자를 나타낸다는 것은 업황이 계절적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걸 의미할 수 있다. 하지만 부품업체의 경우 의도적으로 1분기와 3분기 영업이익률을 낮추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대기업 눈치를 봐야 하는 부품업체로선 이익률이 높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부품단가 인하 압력이 들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1·3분기 이익을 줄이려는 이유
자본시장법 시행령에 따르면 상장 법인은 반기보고서를 제출할 때 감사인의 검토를 받아야 한다. 분기보고서는 자산총액 5000억원 미만 기업의 경우 외부감사인의 검토를 받지 않아도 된다. 이 점을 이용해 감사인 검토가 필요 없는 1분기와 3분기 이익률을 낮추려 한다는 지적이다.
예를 들면 A기업의 경우 하자보증 수리비 충당금을 크게 늘리는 방법으로 1분기 영업이익 규모를 줄였다. 1분기 하자보증 수리에 대한 충당금을 매출의 절반에 가까운 360억원이나 쌓아 비용 처리했다. 하지만 외부감사인의 검토 결과 이 중 174억원이 이익으로 전입돼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또 다른 기업은 비상장 계열사의 연구·개발 계약 이행 등 보증이 필요하지 않은 부분까지 지급보증을 선 후 이를 보증채무로 잡는가 하면, 영업이익이 급증한 시기에 재고 자산을 모두 폐기 처분해 손실 처리하는 방법으로 이익률을 낮췄다.
회계법인 관계자는 “반기·연간 재무제표를 검토해보면 분기보고서 곳곳에서 과도하게 많은 비용을 책정한 부품업체를 종종 발견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하수정/심은지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