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잇단 성범죄에 침묵하는 여성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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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민 지식사회부 기자 kkm1026@hankyung.com
지난 20일 서울 광진구에서 성범죄 전과자가 전자발찌를 찬 채 주부를 성폭행하려다가 무참히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바로 다음날 수원에서도 성범죄 전과자의 살인사건이 잇따랐다. 지난달 말 경남 통영 초등학생의 성폭행 살해사건과 제주 올레길 성폭행 피살에 뒤이어진 사건이어서 충격은 더 컸다.
정부와 정치권은 성범죄와의 전면전을 선포하는 등 즉각 대응에 나섰다. 경찰청, 법무부 등 관련 부처와 기관들은 ‘뒷북 대응’이라는 비판을 받으면서도 나름대로 이런저런 대책을 마련했다. 이 와중에도 관계부처 중 상대적으로 조용한 부서가 있다. 여성가족부다.
잔혹한 성범죄 사건이 발생한 지난 20일 이후 열흘 동안 여성부가 내놓은 ‘보도자료’는 11건. 이 가운데 이번 성범죄 사건에 대한 대책을 담은 자료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지난 27일 ‘성폭력 등 사회안전저해 범죄 관련 관계장관회의’가 있었지만 이날 총리실이 만든 회의 자료를 단순히 전달하는 데 그쳤다. 대신 김금래 장관이 특정 단체를 방문한다는 자료는 4개에 달했다.
지난달 통영 초등생 피살사건 때 재빨리 성범죄자 알림e 사이트 개선 및 관련 정책 검토에 나섰던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이유가 뭘까. 여성부 관계자는 “우리는 업무 분장에 따라 19세 미만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자 신상정보 관리를 한다”며 “성인 대상 성범죄자에 대해선 권한이 없다”고 말했다.
현재 19세 미만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자 신상정보 관리는 여성부, 19세 이상 성인은 법무부로 이원화돼 있는 건 맞다. 지난 20, 21일의 성범죄는 모두 성인 대상이었다. 이 규정 때문에 여성부는 아동·청소년에 비해 성인 대상 성범죄엔 관심을 덜 쏟게 된다는 해명이다. 그러면서 여성부는 “다른 부처에 비해 겉으로 드러나거나 홍보하지 않았을 뿐, 우리도 열심히 대응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원화된 성범죄자 관리는 여성부만이 아니라 전체 정부 차원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임이 분명하다. 성범죄 근절을 위해 나름대로 노력한다니 지켜볼 일이다. 하지만 성범죄가 잇따르는 데도 ‘(직접) 권한이 없다’며 뒷짐 진 모습을 보이는 건 여성정책 주무부처로서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 장관의 일정 홍보에만 열심인 것 같아 그런 생각이 드는 걸까.
강경민 지식사회부 기자 kkm1026@hankyung.com
정부와 정치권은 성범죄와의 전면전을 선포하는 등 즉각 대응에 나섰다. 경찰청, 법무부 등 관련 부처와 기관들은 ‘뒷북 대응’이라는 비판을 받으면서도 나름대로 이런저런 대책을 마련했다. 이 와중에도 관계부처 중 상대적으로 조용한 부서가 있다. 여성가족부다.
잔혹한 성범죄 사건이 발생한 지난 20일 이후 열흘 동안 여성부가 내놓은 ‘보도자료’는 11건. 이 가운데 이번 성범죄 사건에 대한 대책을 담은 자료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지난 27일 ‘성폭력 등 사회안전저해 범죄 관련 관계장관회의’가 있었지만 이날 총리실이 만든 회의 자료를 단순히 전달하는 데 그쳤다. 대신 김금래 장관이 특정 단체를 방문한다는 자료는 4개에 달했다.
지난달 통영 초등생 피살사건 때 재빨리 성범죄자 알림e 사이트 개선 및 관련 정책 검토에 나섰던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이유가 뭘까. 여성부 관계자는 “우리는 업무 분장에 따라 19세 미만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자 신상정보 관리를 한다”며 “성인 대상 성범죄자에 대해선 권한이 없다”고 말했다.
현재 19세 미만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자 신상정보 관리는 여성부, 19세 이상 성인은 법무부로 이원화돼 있는 건 맞다. 지난 20, 21일의 성범죄는 모두 성인 대상이었다. 이 규정 때문에 여성부는 아동·청소년에 비해 성인 대상 성범죄엔 관심을 덜 쏟게 된다는 해명이다. 그러면서 여성부는 “다른 부처에 비해 겉으로 드러나거나 홍보하지 않았을 뿐, 우리도 열심히 대응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원화된 성범죄자 관리는 여성부만이 아니라 전체 정부 차원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임이 분명하다. 성범죄 근절을 위해 나름대로 노력한다니 지켜볼 일이다. 하지만 성범죄가 잇따르는 데도 ‘(직접) 권한이 없다’며 뒷짐 진 모습을 보이는 건 여성정책 주무부처로서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 장관의 일정 홍보에만 열심인 것 같아 그런 생각이 드는 걸까.
강경민 지식사회부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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