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미국 시장 공급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다음달부터 앨라배마 공장을 3교대제로 전환한다. 미국의 고질적인 물량 공급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현대차 미국법인과 현지 딜러의 우려는 계속되고 있다. 국내 공장의 근무조건이 노조 요구대로 ‘주간 연속 2교대제’로 바뀌면 사실상 ‘감산’ 효과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생산성이 높은 미국 현지 공장이 3교대제로 전환해 풀가동하는 것과 달리 국내 공장은 생산성이 떨어지는 쪽으로 ‘후진’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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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은 다음달부터 2교대제(10시간+10시간)에서 3교대제(8시간+8시간+8시간)로 근무 형태를 전환한다. 기아차 조지아 공장은 이미 지난해 6월 3교대제로 바꿨다. 3교대제 전환으로 현대·기아차 미국 생산량은 60만대에서 72만대로 20% 늘어나게 된다.

두 현지 공장이 24시간 연속 3교대 체제로 운영하게 된 데는 미국 현지 근로자들이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임금 감소를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앨라배마 공장이 3교대제로 바뀌면 직원들의 임금은 2교대 때보다 연간 25% 감소한다. 앞서 기아차도 3교대제 전환으로 주 50시간에서 37.5시간 근무하게 됐고, 임금은 연 6만4200달러에서 4만8800달러로 24% 줄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직원들이 일한 만큼 받는다(no work no pay)는 인식을 갖고 있어 원활히 3교대제로 전환할 수 있었다”며 “생산을 늘리면서 현대차 877명, 기아차 823명 등 1700명의 신규 고용을 창출했다”고 말했다.

한국의 사정은 이와는 정반대다. 현대·기아차 노조는 주야 2교대를 주간 연속 2교대(8시간+8시간)로 전환할 것을 요구하며 △노동 강도에 변화가 없고 △임금 감소도 없으며 △고용안정 등 기득권 저하가 없는 ‘3무(無)’ 원칙을 고수한다. 현대차에 따르면 주야 ‘10+10’을 주간 ‘8+8’ 체제로 전환하면 현대차 생산량은 161만2000대에서 129만1000대로 19.9%, 기아차는 125만1000대에서 98만4000대로 21.3% 줄어들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주간연속 2교대제는 근무시간이 줄어드는 만큼 생산성 향상이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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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분파업으로 생산량도 갈수록 줄고 있다. 현대차의 지난 7월 미국 수출량은 9만4576대로 6월의 12만6541대에 비해 25.3% 감소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8월 수출분도 당초 계획보다 21%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