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은 창조적 발상에 치명적이다.”

삼성 사장단이 술의 역기능에 대한 강연을 들었다. 29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수요 사장단회의에선 정재승 KAIST 바이오·뇌공학과 교수가 강사로 나섰다. KAIST 물리학 박사인 정 교수는 창조적 활동을 하는 시점에 뇌의 활동을 오랫동안 모니터링해온 뇌공학 분야의 권위자로 꼽힌다.

그는 강연에서 술과 창의적 활동의 관계에 대해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창조성과 창의성의 관점에서 볼 때 알코올은 치명적”이라며 “알코올이 들어가면 뇌에서 창조적인 활동을 하는 기능이 완전히 망가진다”고 말했다. 이어 “폭음을 하는 사람은 물론이고 식사할 때 술을 곁들이는 반주만 지속하는 사람도 현저하게 창의성이 떨어지게 된다”고 강조했다.

술로 인한 치매 발병률이 높은 점도 소개했다. 정 교수는 “치매에는 알츠하이머성 치매가 많은데 우리나라 국민들은 알츠하이머성 치매보다 알코올성 치매에 더 많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한국처럼 알코올성 치매가 알츠하이머성 치매보다 많은 나라는 얼마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참석한 삼성의 한 사장은 “술의 폐해에 대해 익히 알고 있었지만 반주만 해도 창의성이 떨어진다는 사실은 처음 알았다”며 “최고경영자(CEO)들에게도 갈수록 창의력이 강조되고 있어 음주를 자제해야겠다는 반응이 많았다”고 말했다.

한편 이건희 삼성 회장은 지난 28일 애플과의 특허 소송에 대해 최지성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부회장) 등에게 상세히 보고받은 뒤 “잘 대응하라”고 주문했다고 삼성 관계자가 전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