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태풍 ‘볼라벤’은 물러갔지만 또 다른 태풍이 30일부터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기상청은 “현재 대만 인근 해상에 있는 제14호 태풍 ‘덴빈’이 북상 중”이라며 “30일 오전께 제주도 남서쪽 부근 해상까지 도달할 것”이라고 28일 예보했다.

덴빈은 제15호 태풍인 볼라벤보다 하루 앞선 지난 19일 발생했다. 그러나 초대형 태풍인 볼라벤에 밀려 대만 남쪽 바다에서 머물다 볼라벤이 물러가면서 본격적으로 북상했다. 두 개의 태풍이 인접할 경우 서로 영향을 미치면서 진로가 바뀌는 ‘후지와라 효과’ 때문이라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기상청은 이번 태풍도 볼라벤과 마찬가지로 서해상으로 북상하면서 제주도와 서해안 지방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강력한 세력을 유지한 채 북상한 볼라벤이 한반도 주변 기단을 뚫고 터준 길을 따라 덴빈이 이동할 것이라는 얘기다.

김영화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30일부터 태풍과 함께 북상하는 다량의 따뜻한 수증기와 북서쪽에서 유입된 차고 건조한 공기가 충돌하면서 시간당 30㎜ 이상의 강한 비가 내리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태풍이 북상하면서 서해상에 도달할 때엔 세력이 약화될 전망이어서 볼라벤에 비해 피해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