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덱스 펀드는 조정장에서 손실 방어에 유용하지만 상승장에서는 액티브 펀드에 비해 수익률이 낮아진다’는 통념이 올 들어 깨지고 있다.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가 펀드매니저들의 판단에 의존하는 액티브 펀드를 증시 등락에 상관없이 꾸준히 앞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외국인들이 코스피200 등 지수를 구성하는 대형주에 집중 투자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전문가들은 “단기 성과뿐 아니라 최근 3년, 혹은 5년간 중·장기 수익률 역시 꾸준하게 좋은 모습을 보여 인덱스 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투자 욕구는 갈수록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승장에서는 초과 수익, 조정장에선 손실 방어

올 한 해 수익률을 놓고 보면 증시 등락과 상관없이 인덱스 펀드가 액티브 펀드를 압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펀드평가회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글로벌 유동성이 유입되면서 증시가 급격히 상승했던 지난 1~3월 ‘액티브주식일반’형이 9.02% 오르는 동안 ‘인덱스주식코스피200’형은 11.89% 상승했다.

경기부양 기대감으로 지난달 25일부터 한 달간 이어진 최근 유동성 랠리에서도 인덱스 펀드는 최근 1개월 수익률(지난 23일 기준)이 5.41%로, 같은 기간 액티브 펀드 수익률(3.16%)을 앞섰다.

인덱스 펀드는 조정장에서 손실 방어 효과도 액티브 펀드보다 좋았다. 큰 폭의 조정이 나타났던 5~7월 석 달간 수익률은 인덱스 펀드가 -7.25%, 액티브 펀드가 -7.76%였다.

◆외국인 대형주 집중 투자에 인덱스 펀드 강세


인덱스 펀드가 투자자들의 상식을 깨고 상승장에서 강한 모습을 보인 이유는 무엇일까. 외국인이 프로그램 매매를 통해 코스피200 등 지수를 구성하는 대형주에 집중 투자하다 보니 지수 구성 종목에 투자하는 인덱스 펀드의 수익이 좋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지수 구성 종목 가운데 특정 종목의 편입 비중을 적극적으로 늘리는 ‘인핸스트(enhanced)전략’이나, 사전에 정해진 조건에 따라 자동으로 편입 종목을 사고파는 ‘퀀트전략’ 등 다양한 투자전략을 적극 도입한 것도 수익률 제고에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다양한 투자전략을 쓰다 보니 인덱스 펀드 내에서도 상품 간 수익률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추세다.

설정액 100억원 이상 인덱스 펀드 가운데 ‘교보악사콜인덱스1’의 연초 이후 수익률(지난 23일 기준)이 8.61%로 가장 높았고, 꼴찌인 ‘마이다스코스피200커버드콜’은 3.98%에 머물렀다. 김응주 트러스톤자산운용 투자전략팀장은 “액티브 펀드보다는 덜 하지만 인덱스 펀드 역시 상품 간 수익률 편차가 커 가입시 운용전략 등에 대해 꼼꼼히 따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단기 수익률 안 좋아질 수도

다음달 초까지 이어지는 글로벌 정책 이벤트에서 경기부양책이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지난달 말 이후 글로벌 자금이 주식 등 위험자산으로 집중 몰렸다. 그러나 정책 공조 과정에서 ‘파열음’이 불거져 나올 경우 글로벌 유동성이 안전자산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인덱스 구성 종목에 투자하던 외국인들이 이탈하면서 인덱스 펀드 수익률도 안 좋아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하지만 중·장기 투자자라면 단기 조정에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중·장기 투자 성과 측면에서 인덱스 펀드의 수익성이 액티브 펀드에 비해 월등하게 뛰어나기 때문이다. 인덱스 펀드의 최근 3년간 수익률은 28.67%로, 액티브 펀드(16.31%)를 크게 앞서고 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