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룸살롱 안 갔다" 이례적 해명 의미는…
새누리 '검증 프레임' 에 들어오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사진) 측이 결국 "룸살롱에 가지 않았다" 고 밝혔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안 원장이 직접 나서서 밝히면 될 일" 이라고 말한 데 대한 일종의 해명으로 받아들여진다.

안 원장의 측근인 금태섭 변호사는 24일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에 출연, 룸살롱 논란에 대해 "지금도 술 이야기가 나오면 못 마시는 게 아니라 건강 때문에 (1998년 이후) 안 마신다고 한다. 이미 밝힌 것 아닌가" 라고 강조했다.

안 원장 측의 미세한 태도 변화가 읽히는 부분이다. '아웃복싱' 으로 일관하며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하던 안 원장 측이 새누리당의 검증 프레임에 들어오기 시작했다는 얘기다.

당초 룸살롱 논란이 불거지자 안 원장의 대변인 격인 유민영 전 청와대 춘추관장은 "답변할 가치가 없다" 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박 후보까지 나서 검증 공세를 강화하자 이날 금 변호사를 통해 해명성 답변을 내놓은 것이다.

그동안 안 원장 측은 새누리당의 '안철수 때리기' 에 사실상 무시·무대응 전략으로 일관해왔다. 대변인 역할을 맡고 있는 유 전 관장 역시 "답변할 가치가 없다" "대꾸할 가치가 없다" 고 코멘트 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정치 초보인 안 원장 측이 정치권의 네거티브 공세에 말려들지 않기 위한 전략으로 보였다. 하지만 이번 논란과 관련해선 애초의 무대응 방침에서 측근을 통한 해명으로 입장을 선회한 것이다.

안 원장이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링에 오를 시점이 다가온 만큼 지금까지에 비해 보다 적극적으로 새누리당의 문제 제기에 대처할 것이란 조짐으로도 읽힌다.

안 원장 측이 검증 프레임에 들어오면 새누리당의 공세가 힘을 받을 가능성이 커진다. 정치 경력이 일천한 안 원장이 계속되는 검증 공세를 일일이 받아치기 쉽지 않아서다. 실제로 안 원장은 최태원 SK 회장의 구명운동에 나선 것을 두고 '언행 불일치' 논란이 일자 "비판과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 며 사실상 잘못을 시인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의 안철수 검증론이 지나친 색깔론이나 '아니면 말고' 식의 무차별 공세로 흐른다면 역풍을 맞을 수 있다. 기성 정치에 피로감을 느끼는 국민들이 오히려 네거티브 공세를 벌이는 쪽에 반감을 느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안 원장은 이달 말쯤 직접 국민과 소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적극성을 띠기 시작한 안 원장 측의 행보에 더욱 큰 관심이 쏠리게 됐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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