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쿠베르탱의 전인(全人)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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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달 못딴 장미란의 '도전과 감사'
체육·교육 하나된 진정한 오륜정신
임재호 < 연세대 교수·불문학 >
체육·교육 하나된 진정한 오륜정신
임재호 < 연세대 교수·불문학 >
런던올림픽의 여운 속에서 정신과 육체의 이 국제행사를 만든 주인공을 다시 생각한다. 피에르 드 쿠베르탱 남작(男爵), 그는 로마 귀족 가문 출신의 프랑스인이다. 프랑스에서 1863년 태어나 자랐으며 스위스에서 74세를 일기로 생을 마쳤다. 군사학교에 입학했다가 중퇴, 정치학교에 들어갔고 이후 정치가의 길을 걸었다.
유럽연합의 스포츠정책 분야에서도 자주 언급되는 쿠베르탱은 그 자신이 체육인이었다. 다양한 운동에 능했는데 특히 일곱 번이나 프랑스 사격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사격은 1896년 쿠베르탱에 의해 올림픽 정식종목이 됨). 만능스포츠맨이었던 그가 근대올림픽을 만들게 된 결정적 이유는, 스포츠 자체에 대한 애정보다는 스포츠 교육과 그 교육을 통한 국력 신장에 대한 관심에 있었다. 말하자면 그는 교육운동을 하는 정치가였다.
쿠베르탱은 젊은 시절 3년간 영국에 체류했는데 그때, 영국 국력의 기반에서 체육이 활성화돼 있는 교육 시스템을 보았다. 귀국 후 프랑스 교육 당국에 영국식 시스템을 도입할 것을 제안했으나 답변은 소극적이었다.
그가 근대올림픽을 추진한 것은 나중 일이다. 쿠베르탱은 스포츠에 대한 다수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고대올림픽을 근대화해 국제행사를 열 계획을 세우고 실행한다. 올림픽을 준비하는 국제대회가 1894년 파리 소르본대에서 열렸으며 이듬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출범한다. 1914년에는 세계 최초 백화점인 파리 봉마르셰에서 올림픽 로고를 만들었다.
이렇게 쿠베르탱의 행적을 따라가 보면 생활체육을 중시했음을 알게 된다. 학교체육과 대중체육에 초점을 맞췄는데 그의 생각을 자국에서 실현할 수 있는 길이 열리지 않자, 국제화를 통해 세계만방에서 그의 ‘교육적’ 이상을 관철시키고자 애쓴 것이다.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쿠베르탱의 명언은 로마에서 전인교육의 이상을 표현하던 격언 ‘Mens sana in corpore sano’를 차용한 것이다. 이 말 속에서 그의 군국주의적 사고를 읽어내는 경우도 있지만, 그 말에는 프랑스 교육이 영국에 비해 지나치게 지적인 길만을 걷고 있고, 그 편향이 국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쿠베르탱의 균형적이고 애국적인 염려가 담겨 있다.
금·은·동으로 순위를 매기는 엘리트 올림픽이 근대올림픽의 진정한 정신은 아닐 것이다. 왜냐하면 쿠베르탱은 ‘올림픽 정신은 이기는 것보다 참여하는 데 있다’고 역설했기 때문이다. 올림픽은 참여하는 자가 승자인 참여정신의 상징이다. 메달을 못딴 장미란 선수가 올림픽 참여를 통한 도전과, 감사, 행복을 말할 때 우리는 진정한 체육인은 저렇게 전인적이며, 쿠베르탱의 바람과도 상통한다는 생각이다.
체육과 교육은 별개의 것이 아니다.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근육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아야 한다. 물론 그 근육은 전인의 근육이지, 대학 입시나 몸짱을 위한 근육은 아닐 것이다.
임재호 < 연세대 교수·불문학 >
유럽연합의 스포츠정책 분야에서도 자주 언급되는 쿠베르탱은 그 자신이 체육인이었다. 다양한 운동에 능했는데 특히 일곱 번이나 프랑스 사격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사격은 1896년 쿠베르탱에 의해 올림픽 정식종목이 됨). 만능스포츠맨이었던 그가 근대올림픽을 만들게 된 결정적 이유는, 스포츠 자체에 대한 애정보다는 스포츠 교육과 그 교육을 통한 국력 신장에 대한 관심에 있었다. 말하자면 그는 교육운동을 하는 정치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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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근대올림픽을 추진한 것은 나중 일이다. 쿠베르탱은 스포츠에 대한 다수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고대올림픽을 근대화해 국제행사를 열 계획을 세우고 실행한다. 올림픽을 준비하는 국제대회가 1894년 파리 소르본대에서 열렸으며 이듬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출범한다. 1914년에는 세계 최초 백화점인 파리 봉마르셰에서 올림픽 로고를 만들었다.
이렇게 쿠베르탱의 행적을 따라가 보면 생활체육을 중시했음을 알게 된다. 학교체육과 대중체육에 초점을 맞췄는데 그의 생각을 자국에서 실현할 수 있는 길이 열리지 않자, 국제화를 통해 세계만방에서 그의 ‘교육적’ 이상을 관철시키고자 애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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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은·동으로 순위를 매기는 엘리트 올림픽이 근대올림픽의 진정한 정신은 아닐 것이다. 왜냐하면 쿠베르탱은 ‘올림픽 정신은 이기는 것보다 참여하는 데 있다’고 역설했기 때문이다. 올림픽은 참여하는 자가 승자인 참여정신의 상징이다. 메달을 못딴 장미란 선수가 올림픽 참여를 통한 도전과, 감사, 행복을 말할 때 우리는 진정한 체육인은 저렇게 전인적이며, 쿠베르탱의 바람과도 상통한다는 생각이다.
체육과 교육은 별개의 것이 아니다.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근육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아야 한다. 물론 그 근육은 전인의 근육이지, 대학 입시나 몸짱을 위한 근육은 아닐 것이다.
임재호 < 연세대 교수·불문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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