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총리가 “한국이 독도를 불법 점거하고 있다”는 억지 주장을 폈다. 독도와 위안부 문제를 둘러싼 일본 외교가 막장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노다 총리는 24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독도 문제와 관련한 여야 의원들의 질문에 “한국이 불법 점거하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에 대해서도 “일본 고유의 영토에 불법적으로 상륙했다”고 비난했다. 2009년 민주당 정권 출범 이후 일본 총리가 독도를 한국이 불법 점거하고 있다고 규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자신의 친서를 반송한 데 대해 노다 총리는 “참으로 유감스럽다”며 “항의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일본 중의원(하원)도 “한국이 독도를 불법 점거하고 있다”는 노다 총리의 발언 취지와 동일한 내용의 비난 결의문을 채택했다.

이 대통령이 위안부 문제에 일본 정부가 책임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요청한 데 대해서도 노다 총리는 “(위안부 문제는) 1965년 한·일 기본조약에 의해 법적 결론이 내려진 상태”라며 “영토는 이와 별개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일 정상이 매년 한 차례씩 양국을 오가는 ‘셔틀 외교’의 중단 가능성도 내비쳤다.

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