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A 전시장 면적보니…가전업계 '파워'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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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31일부터 독일서 개최
글로벌 1500개社 참여
삼성 '황금자리' 3곳 차지…면적 8627㎡ 가장 넓어
소니와 격차 점점 더 벌려
글로벌 1500개社 참여
삼성 '황금자리' 3곳 차지…면적 8627㎡ 가장 넓어
소니와 격차 점점 더 벌려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2’가 독일 베를린에서 오는 31일 개막해 다음달 5일까지 엿새간 열린다. 삼성전자 LG전자 소니 파나소닉 필립스 등 내로라하는 세계 1500여개 가전업체가 참여하는 초대형 전시회다.
행사가 열리는 베를린 시내 한복판의 만국박람회장(Messe Berlin)은 전시장 면적이 14만200㎡(4만2500평)에 달한다. 전자업체들은 이곳에서 관람객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목좋은 자리와 넓은 전시장을 확보하기 위해 피터지는 싸움을 벌인다.
업계 관계자는 “IFA에서 전시장 입지와 면적은 업계 내 위상을 상징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전시면적을 크게 차지하려면 전시 제품이 충분하고 값비싼 행사장 임대료(작년 기준 1㎡당 177유로)를 감당할 수 있어야 해서다.
최대 면적을 쓰는 곳은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골든 스팟’으로 꼽히는 정문(북문) 앞 20번홀 전체 3907㎡(1182평)를 스마트TV와 모바일폰, 노트북, 카메라, 오디오 등 IT제품 전시장으로 쓰며 5번홀 2770㎡(838평)는 냉장고, 세탁기, 청소기 등 생활가전 전시장으로 쓴다. 찾아오는 바이어를 위한 라운지도 1950㎡(590평)를 마련했다. 웬만한 업체의 메인 전시장 규모다. 세 곳 전시장을 모두 더하면 8627㎡(2610평)에 이른다.
소니와 파나소닉, 필립스가 삼성전자의 뒤를 잇는다. 이들 업체는 각각 5950㎡(1800평) 규모의 전시장을 마련했다. 3위 그룹은 LG전자와 지멘스, 밀레, 일렉트로룩스, 보쉬 등 5개사다. 각각 2998㎡(900평) 규모를 임대해 전시장으로 쓴다. 그 뒤를 도시바(2502㎡·757평)와 샤프(1999㎡·605평)가 잇는다.
삼성전자는 전시 면적을 지난해 7365㎡(2270평)보다 15% 늘렸다. 생활가전 전용관을 작년 1510㎡에서 2770㎡으로 두 배 가까이 키웠기 때문이다.
파나소닉도 3970㎡에서 5950㎡으로 넓혔다. 그 외 업체들은 지난해와 비슷하고 LG전자는 전시 규모를 소폭 축소했다. 삼성과는 달리 생활가전 전시(작년 1100㎡ 규모)를 없애서다. LG전자 관계자는 “IFA에서 생활가전 전시 효과는 크지 않다”며 “올해는 TV 등 AV 제품 위주로 전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소니는 한때 전시면적을 놓고 자존심 다툼을 벌였다. 1986년 IFA에 첫 참가해 43㎡(13평) 규모의 전시장을 설치했던 삼성전자는 2003년부터 최대 면적을 쓰는 업체로 떠올랐다. 소니를 제치고 글로벌 TV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한 2006년부터는 3900㎡(1180평)를 확보했다.
당시 소니는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IT종합전시회 세빗(CeBIT)에 집중하기 위해 2006년 IFA에 불참했고 2007년엔 독일 현지법인이 소형 부스를 마련하는 데 그쳤다. 그러던 2008년 소니는 5950㎡(1800평)란 가장 큰 부스를 확보하며 한국 전자업체에 빼앗긴 유럽 시장을 되찾기 위한 의지를 불태웠다. 당시 삼성(3900㎡), LG(3000㎡) 부스를 합친 것과 맞먹는 규모였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삼성전자가 2010년 전시장 면적을 7365㎡(2270평)으로 넓히자 소니는 더 따라오지 못했다.
올해 52회째를 맞는 IFA는 연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소비자가전쇼(CES)와 함께 세계 양대 전자기기·가전 전시회로 꼽힌다. 지난해 54개국 1441개 기업이 참가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