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조정장에서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 여행) 및 중소형 화장품주 등 중국 소비 관련주들이 양호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24일 GKL파라다이스 등 외국인 카지노주,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업체인 코스맥스, 한국콜마 등 화장품주들이 52주 신고가를 경신, 두드러지는 흐름을 보였다.

이들 종목은 최근 코스피지수가 1950선을 만회한 후 17일부터 조정을 받는 구간에서 특히 선전했다. 지난 17일부터 23일까지 코스피지수가 0.78% 하락하는 동안 GKL과 파라다이스는 10% 상승했고, 코스맥스의 경우 상승률이 20.99%에 달했다.

당분간 코스피지수가 박스권에서 숨고르기 장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을 고려하면 중국 모멘텀과 경기방어주 성격을 함께 띄고 있는 중국 소비 관련주의 선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만 최근 상승폭이 컸던 만큼 종목별 실적과 가격 부담을 고려한 투자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날 오후 1시40분 현재 파라다이스는 전날보다 400원(2.75%) 뛴 1만49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1만5200원까지 뛰어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GKL(0.37%) 역시 하루 만에 반등, 장중 2만7900원까지 치솟아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면세점과 호텔 사업을 하는 호텔신라(4.03%)는 연이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류 열풍과 함께 중국 등 외국인 관광객 수가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 관련 업체들에 수혜가 있을 것이란 기대가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외국인 카지노 업체의 경우 중국 등 VIP 고객수가 증가세를 타고 있고, 카지노 간 마케팅 경쟁 완화로 실적 개선 효과가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다.

박소연 KB투자증권 연구원은 "파라다이스의 일인당 드랍(게임 칩 구매액)이 가장 큰 중국인 VIP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며 "향후 잠재 VIP 고객이 밀집한 중국 북동지역을 중심으로 마케팅을 강화할 예정이어서 중국인 VIP 드랍 성장이 전체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파라다이스 목표주가를 종전 1만2000원에서 1만7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최근 경기 둔화 우려에두 불구하고 중국인을 중심으로 한국 입출국자 흐름은 늘어나고 있다.

정수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은 32만3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 급증했다"며 "같은 기간 일본인은 8.8% 늘어난 29만9000명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업체인 코스맥스와 한국콜마,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도 중국 모멘텀에 힘입어 최근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각 회사별 중국 사업 성장 기대와 불황에 따른 중저가 화장품 시장 호조 등이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덕이다.

현재 코스맥스는 전날보다 350원(1.00%) 내린 3만4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3만6200원까지 뛰어 전날 기록한 52주 신고가를 재차 갈아치운 후 장중 약세로 돌아섰다. 올해 말 중국 광저우 신공장 가동으로 최대 1000억원의 생산능력을 확보, 중국 사업이 본격적인 확장기에 진입할 것이란 기대 등이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한국콜마(-1.57%) 역시 중국 사업 호조 기대 등에 힘입어 이날 신고가를 경신했다. 에이블씨엔씨(-2.07%)는 전날까지 신고가 행진을 이어갔지만 사흘 만에 하락, 잠시 숨고르기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중국 소비시장 수혜 기대를 바탕으로 그동안 관련종목들이 호조를 보인 만큼 이후에는 종목별 실적 등에 따라 차별화된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점쳤다. 이에 일부 종목들의 경우 가격 부담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중국은 경기회복 지연으로 내수회복 중심의 부양책이 조만간 추가로 가시화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그 영향력은 시장 전체보다는 관련 종목 일부에만 작용할 전망이고, 증시는 1900~1950 구간에서 갇힌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