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는 최근 10년간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중국 진출 초기였던 2002년 2만1390대 수준이던 현대·기아차의 중국 판매 실적은 2011년 117만2318대로 55배나 증가했다.

올해도 7월까지 현대차 43만6802대, 기아차 25만4207대 등 전년 동기 대비 8.4% 증가한 69만1009대를 판매했다. 현대·기아차의 급성장은 현지화 전략이 통했기 때문이라고 회사 측은 분석했다. △중국 현지공장 설립 △중국 현지 전략차종 출시 △중국 현지 마케팅 등 철저하게 중국 시장 및 소비자를 겨냥한 전략이 통하면서 빠르게 성장했다는 것이다.

현대차는 2002년 베이징자동차공업투자유한공사와 합작으로 베이징현대자동차(이하 베이징현대)를 설립했다. 같은해 11월 EF쏘나타 생산을 시작으로 엘란트라(국내명 아반떼XD), 위에둥(중국형 아반떼) 등 생산 차종이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중국 시장에서 가장 빠른 성장을 해왔다. 이 같은 성장은 현지에서 ‘현대속도’라 불리기도 했다. 기아차도 2002년 위에다그룹, 둥펑자동차집단과 자본 합자를 통해 둥펑위에다기아를 출범시켰다. 이를 계기로 생산과 조직을 한층 강화하고 현지 생산과 판매를 본격적으로 추진해 나갔다.

높은 품질력을 바탕으로 중국 소비자들의 성향을 적극 반영한 중국형 차량 개발도 중국 성공의 주요 요인이다. 2008년 출시한 현대차의 ‘위에둥’을 비롯해 현대차 ‘베르나’, 기아차 ‘K2’ 등은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램프 디자인을 크게 하고 크롬 도금을 내장 곳곳에 사용하는 등 크고 화려한 디자인과 사양을 선호하는 중국인의 기호와 감성을 적극 반영했다. 이를 바탕으로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중국시장에서 117만대를 판매하며 당초 목표를 훨씬 웃도는 성과를 달성했다.

현대·기아차는 올해도 △현대차 3공장 △프리미엄 브랜드 전략 등을 앞세워 성장세를 이어갈 계획이다. 하반기 준공 예정인 현대차 중국 3공장은 연산 40만대 규모로 지어지며, 이에 따라 베이징현대는 기존 1공장 30만대, 2공장 30만대 생산규모에 더해 중국에서 연간 100만대의 완성차를 생산할 수 있다. 상반기 착공에 들어간 30만대 규모의 기아차 중국 3공장까지 완공되면 총 173만대 생산체제를 갖추게 된다.

이와 함께 지속적인 신차를 추가로 출시해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중국 시장에 신형 쏘나타를 출시해 첫 달 6002대를 판매하는 등 중국 고급차 시장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와 함께 베이징현대 3공장에서 중국형 아반떼 신모델인 ‘랑둥(아반떼MD)’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