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외국인들의 뜨거운 '러브콜'을 받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21일 외인 매수세 배경에 대해 D램과 낸드 플래시 가격이 저점을 지나고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이 SK하이닉스에 대해 '사자'로 돌아선 것은 지난달 말부터다. 외국인들은 지난달 27일부터 전날까지 단 이틀을 제외하고 줄곧 순매수로 대응했다. 이 기간 동안 외국인이 사모은 주식은 총 827만3432주. 22%대까지 내려갔던 외국인 보유비중은 현재 24.18%로 올라왔다. 지난 4월16일 이래 최고치다.

외국인이 SK하이닉스를 사모으는 이유로는 반도체 가격 반등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그동안 경기 부진과 주요 정보기술(IT) 업체들의 신제품 출시 지연 등으로 짓눌렸던 반도체 가격이 반등할 것이란 기대감이 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강정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주력 제품은 PC용 D램, 모바일용 D램, 낸드 플래시 세가지인데 낸드 플래시 가격은 지난달 바닥을 쳤고 PC용 D램, 모바일용 D램도 하락세가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다"고 말했다.

낸드 플래시 주력 제품인 32기가비트(Gb) 4G×8 멀티레벨셀(MLC)은 지난달 상반기 가격이 2.14달러로 전달에 비해 0.02달러 올랐다. 지난달 하반기에는 2.18로 올라 상승세를 이어갔다.

오는 10월에는 윈도 8, 울트라북이 출시되고 애플의 아이폰5도 나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만큼 4분기부터는 실적이 점차 회복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반도체 업계의 치킨 게임으로 일본 엘피다메모리 등 경쟁업체가 쓰러지거나 감산에 나서 공급이 줄어들 것이라는 점도 긍정적이다.

다만 PC용 D램 가격은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고 실적 개선 여부 확인도 최소 반년을 기다려야 하는 만큼 투자를 고려한다면 장기적인 시각에서 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강 연구원은 "최근 SK하이닉스의 주가는 바닥 통과에 대한 기대감으로 올라온 것일 뿐 실제 제품 수요가 늘어났다고는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반도체 가격 반등이 당초 예상보다 늦어져 SK하이닉스의 3분기 실적은 전망치보다 나쁠 수 있다"며 "외국인들은 4분기 이후 실적 개선세를 염두에 두고 장기적인 시각에서 매수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