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름~ 빠름~ 빠름~.”(KT) “이제 LTE 고민은 ‘던(Done)’.”(SK텔레콤) “VoLTE로 또 한번 앞서갑니다.”(LG유플러스)

TV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국내 이동통신 3사의 광고 문구다. 지난해 7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를 시작했고 KT도 곧이어 시장에 뛰어들었다. LTE 시장을 둘러싼 이들의 치열한 경쟁도 어느덧 1년을 넘어섰다. 가입자 숫자도 지난달 말 기준으로 SK텔레콤 400만명, LG유플러스 295만명, KT 154만명 등 850만명에 이르는 등 국내 이동통신 시장의 판도가 빠르게 LTE로 바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동안 통신사들의 경쟁 포인트는 네트워크 커버리지였다. 누가 가장 먼저 ‘전국망’ 구축을 하는가를 두고 싸움을 벌였다. 네트워크 구축이 끝나면서 경쟁 포인트도 변하고 있다. 통신 3사 모두 저마다의 장점을 내세우며 소비자를 끌어오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통신사들의 광고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LTE 서비스가 한 단계 진화하고 있다. 지난 1년이 커버리지 확보에 집중한 ‘LTE 1.0’ 시대였다면 이제부터는 품질 고도화와 서비스 차별화가 핵심인 ‘LTE 2.0’ 시대로 접어든 것이다.

○VoLTE로 ‘원음’에 가까운 통화 품질 제공

최근 가장 화제를 모은 서비스는 VoLTE다. 이 서비스는 음성을 데이터 조각으로 만들어 LTE 망을 통해 전달하는 방식이다. VoLTE를 지원하지 않는 경우 LTE 스마트폰이라 하더라도 통화는 3세대(3G) 망을 이용하게 된다. VoLTE의 가장 큰 장점은 또렷한 음질과 빠른 속도다. 3G 통화보다 사용하는 주파수가 넓어 실제 음성에 가까운 소리를 들려준다. 통화 연결에 걸리는 시간도 3배 이상 짧은 편이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지난 8일 이 서비스를 상용화했다. ‘세계 최초 서비스 상용화’ 타이틀을 놓고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미국 중견 통신사 메트로PCS와 시차까지 따져가며 최초 가입자 경쟁을 했지만 방송통신위원회에 요금 약관 변경 신고·인가를 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두 회사는 당분간 ‘프로모션 서비스’를 하는 것으로 결론지었다. KT는 VoLTE 지원 스마트폰이 활성화하는 것을 기다려 10월께 이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MC와 CA로 한단계 진화

VoLTE와 함께 통신사들이 신경쓰는 것은 ‘멀티캐리어(MC)’ 기술 도입이다. MC는 2개 이상의 주파수 대역에서 LTE 서비스를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LTE 서비스 가입자 숫자가 급격하게 늘어나면 통신 속도가 느려진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통신사들은 MC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SK텔레콤은 기존에 사용 중인 800㎒ 대역의 20㎒와 새로 추가하는 1.8㎓ 대역 20㎒를 함께 사용한다. 지난달 기술 도입을 시작했고 연내 서울 전역과 6대 광역시 주요 지역에 MC 구축을 끝낸다는 계획이다. LG유플러스도 지난달부터 800㎒ 대역과 2.1㎓를 함께 쓰기 위한 MC 구축 작업을 진행 중이다. KT도 3분기 중으로 MC 상용화를 계획하고 있다.

통신사들은 MC보다 진화한 ‘캐리어 애그리게이션(CA)’ 기술 도입도 준비하고 있다. MC는 두 개 이상의 주파수를 사용해 데이터 혼잡을 줄이는 기술이고 CA는 이보다 한발 더 나아가 서로 떨어진 주파수 대역을 한 대역처럼 묶어서 제공하는 기술이다. LTE의 다음 단계인 LTE-A(LTE 어드밴스트)의 핵심 기술이기도 하다.


○콘텐츠로 차별화

일반 이용자 입장에서 LTE의 가장 큰 특징은 ‘빠른 속도’다. 허나 아무리 속도가 빠르다고 해도 스마트폰으로 ‘카톡’ 채팅만 줄곧 하거나 인터넷 웹서핑을 하는 수준에 그친다면 의미가 없다.

이 때문에 통신사들은 LTE 네트워크를 이용한 차별화 콘텐츠 제공에 목을 매고 있다. 고화질(HD) TV나 화상통화와 같은 영상 서비스는 물론 클라우드 기반 네트워크 게임과 스트리밍 음원 서비스 등 다양한 콘텐츠를 경쟁적으로 내놓는 상황이다. 통신사들은 물론 기존 콘텐츠 사업자나 애플리케이션, 게임 업체들도 뛰어들고 있다. LTE 시장에 뛰어든 것은 3대 이동통신사뿐만이 아니다. 이들의 망을 빌려 이동통신사업을 하는 ‘알뜰폰(MVNO·이동통신재판매)’ 사업자들도 LTE 서비스를 시작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기존 통신사들이 LTE 망을 임대할 계획을 밝히면서 CJ헬로비전과 온세텔레콤 등이 이르면 내달부터 LTE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