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에서는 애플의 ‘유일한 적수’이지만 태블릿PC 시장에선 허울 좋은 2위인 삼성전자가 야심차게 새 태블릿PC ‘갤럭시노트 10.1’을 내놨다. 1000만대 넘게 판매한 스마트폰 갤럭시노트의 메모 기능을 태블릿PC에 접목시킨 것이 이 제품의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 10.1로 태블릿PC 시장에서도 아이패드의 ‘대항마’ 자리에 올라서겠다는 계획이다.

기자는 이틀간 이 기기를 써봤다. 갤럭시노트 10.1은 동영상 강의를 많이 듣는 학생이나 외근이 많은 영업사원, 디자이너 등에게 적합한 기기라는 생각이다.

한 화면에 두 가지 앱을 나란히 실행시킬 수 있는 화면 분할 기능은 동영상 강의를 듣는 학생 등에게 최적화된 기능이다. 삼성이 제공하는 교육용 앱인 ‘러닝허브’에서 ‘국내파 김대리의 영어회화 뽀개기’라는 동영상 강의와 교재를 내려받아 들어봤다. 교사가 수업을 해주는 영상은 왼쪽에, 오른쪽엔 회화 대본이 담긴 교재를 놓고 강의를 들었다. 교재엔 다양한 펜 기능을 이용해 필기를 할 수 있었다. S메모 앱에서 글씨를 쓰는 것보다 화면을 분할했을 때 펜의 속도가 느리긴 했지만 수업을 듣는 데 방해될 정도는 아니었다. 동영상 북마크 기능이 있어 어렵거나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을 나중에 쉽게 다시 찾아 볼 수 있었다.

‘S펜’ 기능은 훌륭했다. 스마트폰 갤럭시노트에 달려 있는 펜보다 그립감(물건을 잡았을 때 느껴지는 편안함 정도)이나 필기감이 부드러웠다. 주목할 만한 앱은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S노트’다. 뉴아이패드 사용자인 기자는 메모 기능을 위해 ‘유패드’라는 앱을 유료로 다운받아 쓰고 있다.

S노트가 유패드 등 여타 다른 메모 앱보다 좋은 점은 무언가를 적을 때 화면에 닿는 손바닥을 인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양한 수식이나 기호, 도형을 펜으로 그리면 컴퓨터로 입력한 듯한 깔끔한 텍스트로 바꿔주는 기능도 쓸 만하다. 메모지엔 자신이 찍거나 캡처한 사진이나 그림을 불러올 수도 있다.

갤럭시노트 10.1의 숨어 있는 장점은 무게(600g)였다. 들고 다니는 내내 뉴아이패드(32GB 기준 662g)보다 훨씬 가볍게 느껴졌다. e북 기능은 아이패드가 나아보였다. 해상도의 차이 탓에 같은 앱에서 다운받은 e북이라도 아이패드의 글씨가 좀 더 선명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