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 조정기에 기관투자가들이 사들인 물량이 지수의 추가 상승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분석됐다. 코스피지수 1950선에서 기관의 차익 실현 물량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 역시 1950선을 고비로 매수 우위에서 매도 우위로 돌아서는 경향이 있어 수급 공백이 생길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20일 아이엠투자증권에 따르면 2010년 8월 이후 기관은 코스피지수가 1950 아래로 내려갔을 때 5조466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코스피지수가 1950선에 근접할수록 기관의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강현기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 들어 지난 17일까지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7344억원이 순유출됐다”며 “자산운용사를 중심으로 한 기관 매물벽이 추가 상승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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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도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수 기조를 이어가고 있지만 매수 강도는 약해지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날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는 354억원으로 지난주 하루평균 순매수 금액 3919억원에서 대폭 축소됐다.

앞으로 외국인 매수는 업종과 종목에 따라 차별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전반적인 외국인 매수 강도는 약해지는 가운데 순매수가 지속되는 업종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진단이다. 외국인은 전기·전자 업종을 17일 139억원어치 순매도한 데 이어 이날도 691억원어치를 팔았지만 자동차 조선 등을 포함하는 운송장비(555억원)와 금융(235억원) 화학(117억원) 등의 업종에서는 순매수를 이어갔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안정된 실적을 내고 있는 자동차와 국제 유가 상승이 호재로 작용하고 있는 정유·화학, 중국 경기 회복 기대감이 있는 철강 업종에 외국인 매수세가 집중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