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외국인의 매수 강도 약화로 약보합세를 나타낸 20일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 수급 상황을 주시하며 그동안 많이 올랐던 경기민감주(株) 보다는 상대적으로 덜 올랐지만 구조적 성장이 기대되는 내수주에 관심을 가질 것을 조언했다.

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외국인 매수 강도가 약해지면서 외국인의 매수 여력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외국인은 349억원을 순매수했다. 그동안 수천억원대의 매수세를 나타냈던 것에 비해 많이 둔화된 것.

오 부장은 "외국인이 순매도로 돌아선 상황은 아니지만 지난주부터 프로그램 차익거래 성격의 외국인 매수세가 많이 유입된 만큼 단기간 차익실현 성격의 매물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많이 올랐던 경기 민감주 보다는 현재 상황에선 시장에서 소외됐던 내수주 중에서 구조적인 모멘텀을 가지고 있는 관광, 카지노, 화장품주 등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유리할 것이란 진단이다.

그는 "미국의 추가 양적완화(QE3)와 유로존 유동성 공급 기대가 여전한 상황이지만 유럽 정치가들이 휴가에서 점차 복귀하면서 뉴스 플로우에 대한 관심이 커질 수 있다"면서 "그동안은 무소식이 희소식이었지만 앞으로는 부정적 뉴스가 많아질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위원도 "외국인 매수세 둔화에 이어 기관 중에서도 투신권이 1000억원 이상 매도 물량을 내놓고 있어 단기 수급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상황에선 그동안 지수 상승을 견인했던 경기 민감주에 베팅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며 "일단은 종목을 촘촘하게 좁히고, 현금 비중 확대 전략을 취하는 편이 나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아울러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 소송 결과를 확인한 이후 시점에서 외국인의 수급 상황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조언이다.

박 연구위원은 "특허 소송의 결과가 이번주 내로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소송 결과에 따른 외국인의 수급 변화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